유한한 인생
나는 이렇게 살다 죽고 싶지 않다.
초등학교 5학년인 큰아이가 ADHD면 어쩌나, 지능하인 둘째가 학교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되면 어쩌나 걱정하며 관련 책을 읽고 싶지 않다.
아이들 숙제를 시키기 위해 악을 쓰고, 건강한 음식을 먹이기 위해 안 먹겠다는 아이 뒤를 쫓아다니며 먹이고 싶지 않다.
주말에만 얼굴 내미는 남편을 붙잡고 나 좀 도와달라고 큰아이가 30분 엉덩이 붙이고 숙제하게 옆에서 앉아만 있어 달라고 애걸복걸하고 싶지 않다.
아무 노력도 하고 싶지 않다. 딱 하루만 이 지긋지긋한 집구석을 떠나 외식도 하고 서점에도 가고 친구들과 커피 마시며 수다 떨다가 숙소로 돌아와 책 읽다가 잠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