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텐을 입어도 눈부신 나의 별
동네 교복처럼 어른들도 애들도 하도 많이 입고 다니기에 검색해 본 몽클레르. 가격보고 바로 내 머릿속에서 삭제했다. 이 생애는 내가 접근 가능한 금액이 아니더라고. 고슴도치도 지 새끼는 이쁘다고 어쩜 탑텐을 입어도 울 아들은 그렇게 빛이 나는지. 엄마 눈에는 하교해서 쏟아져 나오는 아이들 중 너만 보이더라.
영어학원 시험에서도 10문제 중 4개밖에 안 틀렸다고 아빠한테 전화해 자랑하는 우리 3학년 막내. 어제보다 나아지면 됐지 뭐. 엄마도 너를 보고 너무 행복했단다. 네가 웃으면 세상이 웃고 네가 울면 세상이 우는 것 같아.
5학년 너의 형도 매번 영어학원 재시험에 걸리지만 그래도 매일 틀리는 개수가 줄어든다며 자랑스러워하는 걸 보고 저런 긍정 마인드도 유전인가 생각이 들었다.
저 유전자는 나는 아니고 너의 아빠가 너희에게 준 선물인 듯하구나. 보풀이 덕지덕지 난 검은색 K2등산복을 입고 매번 데이트 때 나오던 너의 아빠를 보고 '저 남자는 무슨 자신감으로 저런 꼴로 여자를 만나러 나올까' 정말 궁금했거든. 그래서 40살이 되도록 듀오까지 가입해서 그 많은 선을 봤으면서 연애 한번 못했구나 진심 이해했지. 엄마 나이가 35살이 아니었다면 정말 너희 아빠랑 결혼 안 했을 거야. 결혼은 해야겠는데 옆에 있는 남자가 너희 아빠밖에 없었거든. 물론 너희 아빠도 마찬가지였지. 40살이 됐는데 옆에 있는 여자라고는 엄마밖에 없었던 거지. 어쨌든 그 덕에 너희가 태어났으니 다행이라고 해야겠네. 아무튼 근거 없는 자신감을 아들들에게 물려준 너희 아빠한테 처음으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
아들아, 너는 별이란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명품을 입든 저렴한 옷을 입든, 엄마 눈에는 항상 빛이 난다. 이번 생에 엄마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너희 덕분에 다양한 삶을 배우게 됐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