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진품 라부부가 무인매장에 있다고 큰아이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미리 사달라 했다가, 죽겠다고 했다가, 단식 투쟁을 했다가, 욕을 했다가, 주먹으로 벽을 친다.
어제 받은 정신과약을 먹이고 둘째 등교를 시키고 돌아와 보니 다행히 큰아이는 학교에 갔다
라부부와의 악연은 학교 앞 무인매장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아이가 급히 전화를 해 나가 보니 무인매장에 라부부 인형을 사달라고.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이라기에 사줬는데 그건 짝퉁이란다. 다시 진품을 사달라고 어미를 들들 볶던터에 가족 나들이 간 공원 가판대에서 라부부 필통을 발견한 큰 아이는 또 그걸 사달라고. 라부부 필통까지 선물 받은 큰아이는 정신과 선생님이 전에 왔던 그 아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밝게 진료를 받았고(첫 진료 때는 정품 라부부 인형을 부모가 안 사준다고 의사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제 평화가 찾아오나 싶었는데 진품 라부부 인형인 무인가게에 진열되자 아이의 발작은 또 시작되었다.
뇌의 브레이크가 안 걸리는 큰 아이는 욕망의 화신이다. 소아 정신과 진료 기록을 보면 아이는 자기중심적이고 브레이크가 안 걸린다고.
아침부터 죽겠다고 우는 아이가 나는 무섭고 두렵다. 살아있는 지옥이 바로 이곳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