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때문에

지각

by 제니퍼

큰아이는 어제저녁에 낀 드림렌즈 때문인지 오른쪽 눈이 충혈되고 눈곱이 끼었다. 수학학원 보충이 있어 하교 후 바로 안과 가자고 아이에게 아침에 일러두었는데 아이는 하교 후 아빠에게 전화해 용돈을 받아 붕어빵 산다고 병원에 가야 할 시간을 깜빡했다.


학원 보충 시작시간은 덧없이 흘러갔고 ADHD 증상이 있는 큰아이보다 용돈을 준 남편이 더 밉다. 어제저녁 식사시간에도 수학학원 보충이 있다고 일러두었는데 아침에 아이 눈이 충혈된 걸 몰랐던 남편은 병원 갔다 수학학원 가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을 거다. 나 혼자 하교 후 붕어빵 다 구워지기 기다리는 아이를 뒤로하고 미리 병원진료 예약 잡고 아이는 붕어빵을 들고 병원에 와 진료를 보는 동안 100미터 달리기 해 아이 학교 가방을 집에 두고 학원가방을 메고 병원을 향해 뛰었다.


둘째 아이 친구 가족과 중간에 마주쳐 인사했는데 학원가방 들고 100미터 달리기 하는 나를 유유히 쳐다본다. 언제까지 이 짓을 해야 하나 너무 지친다. 결국 아이는 학원에 20분 지각을 했다. 지각을 하든 말든 내버려 두라고 남편은 속도 모르는 소리를 하겠지만 또 보충을 잡아야 할 사람은 '그'가 아니고 '나'다. 나도 그가 다시 보충 잡아달라는 아쉬운 부탁을 학원선생님께 해야 한다면 그처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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