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몇 시까지 영업하나요?"
입원환자분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1위.
"저희는 24시간 영업합니다. 언제나 열려있어요"
"그렇다니 뭔가 든든하네요"
10시 11시 12시.. 그렇게 밤이 깊어 갈수록 사람들의
발길이 차츰 줄어가고 병원 안의 공기도 점점 깊어갑니다.
우리 편의점과 1층 병원입구를 제외하고 세상의 빛들이 사라져 가면서 어둠과 고요함이 찾아오는 시간이
어쩌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입니다.
어둡고 고요한 늦은 시간에도 병원 안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고 있거든요.
잠이 오지 않아 따뜻한 음료를 하나 사들고 의자에 앉아
마시면서 하루를 정리하는 사람들,
줄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폴대를 친구 삼아 1층의 끝과 끝을 왔다 갔다 하면서 소소하게 운동하는 사람들,
가족, 연인, 친구들과 기억 속의 추억을 꺼내어
소곤소곤 얘기하는 사람들,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거나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달래는 사람들, 함께 울고 웃으며 서로를 토닦이는 사람들,
그렇게 그들의 밤은 내일의 희망을 안은채
더욱더 깊어갑니다.
그 사람들의 위로가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마음이 헛헛할 때 언제나 발길이 향하는
그런 편의점으로 있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잠이 오지 않는 어느 깊은 밤에
어둠 속에서 터덜터덜 걸을 때 홀로 불 켜져 있는 편의점을 보면서 위로받기를, 안도하기를,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고
편안해진 마음으로 돌아가 푹 잠들 수 있기를,
그렇기에 언제나 찾을 수 있게 불 켜고 빛나고 있을 겁니다.
늘 불 꺼지지 않는 편의점으로 이곳에 남아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