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하루가 되라고 작정한 날처럼 유달리 힘든 날이 있다.
그날이 그런 날이었다.
이유 없이 아침부터 몸이 힘들었고 그 컨디션은 일하는 내내 날 따라다녔다. 그리고 유독 그날은 사람 때문에 더 힘든 하루였다.
일하는 내내 손에 힘이 없는 것처럼 물건을 떨어트리기 일쑤였고 계산은 자꾸 버벅거리고 게다가 작정한 것처럼 응대하기 힘든 손님들이 연이어 방문하셨다.
단순업무인 편의점 안에서도 사람들이 왕래하는 곳이라 그런지 간혹 잡음이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내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손님들도 종종 있다. 그날은 그런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아주
나의 진을 쏙 빼면서 영혼마저 탈탈 털리는 기분이었다.
만신창이가 돼버린 몸과 마음.
사람 없는 무인도로 가고 싶네.
그렇게 탈탈 털린 채 초점 없는 눈으로 겨우겨우 일하고 있는데 언제 오셨는지 모르게 와계셨던 사람 좋은 단골손님을 뵈니 너무 반갑다 못해 손잡고 덩실덩실 춤출뻔했다.
"오늘 힘드시죠? 물건 고르다가 봤는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네요. 좋은 사람도 많지만 반면에 이상한 사람들도 참 많은 것 같아요. 이해하려고도 하지 마시고 괜히 계속 생각하면서 감정소모하지 마세요. 그리고 이거 하나 드시면서 기분 전환하세요. 힘내세요"
계산을 하시고 가져오신 음료 중에서 하나를
살포시 놓고 가셨다.
체기처럼 꽉 막혔던 마음이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사람 때문에 힘들었는데 사람 때문에 힘이 나는 그런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