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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May 12. 2024

평범한 일상


편의점에 드나드는 많은 손님들 중에서 유독 자주 만나다 보면 종종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되기도 한다.


그런 분들 중 한 분인 젊은 여성분.


"안녕하세요. 아직 퇴원 안 하신 거예요? 퇴원하신 줄 알았는데 입원이 길어지시나 보네요"

"네 맞아요. 이제 퇴원하려나 싶으면 무슨 검사가 잡히고,

이제는 진짜 퇴원이겠지 하면 수술 일정이 잡히고,

계속 이러다 보니 퇴원을 못하고 있어요"


"치료는 해야 되는 거지만 자꾸만 길어지다 보니 병원생활이

답답하실 것 같아요"


"엄청 답답하고 힘들어요. 처음에 입원할 때는 며칠이면 되겠지 했는데 이렇게까지 길게 입원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입원하기 전에는 매일 비슷한 일상이 지겹고 재미없고 따분했는데 이렇게 병원에 있다 보니 그 재미없던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건지를 깨닫고 있어요. 뭐니 뭐니 해도 정말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매일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행복인 것 같아요"


"원래 잃기 전에는 소중함을 모르는 법이니까요"


"맞아요. 당연하게 생각했던 평범한 일상들이 어쩌면 당연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우리의 대화는 온기를 나누며 한참을 이어져 갔으며

병원의 밤은 점점 깊어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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