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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으로 Mar 29. 2022

3월 29일의 꽃, 우엉

'괴롭히지 말아요'라는 꽃말

 오늘의 꽃말은 문장이네요. 그리고 꽤 마음에 듭니다. 하하. 우리 몸에 참으로 이로운 '우엉'의 꽃을 처음 알게 된 것도 기쁜데 새침하게 'NOPE'을 외치는 꽃말의 태도도 마음에 듭니다.

 누군가 혹은 상황이, 무엇이 나를 괴롭힐 때 여러분은 무슨 생각을 먼저 하시나요? '괴롭히지 말아요!'라는 생각이 든다면 저는 그런 여러분이 참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 반대의 생각을 하거든요. 저를 괴롭히는 상황이 발생하면 저는 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먼저 생각합니다. 나의 어떤 선택으로 말미암아 이런 괴로운 상황이 발생했는지, 이 사람이 왜 나를 괴롭게 하는지를 제 자신에게서 찾습니다. '내가 그때 그런 말을 해서 그럴까?', '내가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해 이렇게 괴로운 상황이 발생한 걸까?', '내가 어떻게 말하고 어떤 선택을 했더라?', '역시 내 잘못이었어. 내가 문제구나.'에 이르는 과정입니다. 실제로 그렇냐구요? 네, 실제로 그렇습니다. 심리학적 용어로 '내적 귀인'을 한다고 하는데 그런 경우 중에서도 극도의 내적 귀인을 하는, 그게 바로 저 '새벽으로'입니다. 하하.

 어릴 때부터 남 탓하지 말라고 배웠습니다. 겸손하라고 배웠습니다. 사회적 분위기가 그랬지요. 남 탓하지 않는 사람이 보다 성숙한 사람이라고 여겨졌습니다. 타인의 평판에 예민한 저는 그래서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내적 귀인을 통해 남 탓하지 않는 습관을 들여왔던 것 같네요.

 물론 장점도 있습니다. 나 스스로를 반성하고 보다 성숙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뭐든지 적당해야 하듯 남 탓 아닌 내 탓이 너무 과도해지면 자존감은 그것과는 반비례 그래프를 그립니다. 내가 말썽꾸러기처럼 느껴지지요. 자존감은 낮아지고 나는 내가 싫어집니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과 인간적 성숙의 중요도를 따지자면 저는 전자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숙된 삶을 살기 위해 적당한  하지 않고 살다 보면 괴로워집니다. 행동하는 데 있어 자신감이 사라지고 자기 확신이 사라져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삶 앞에서 주저하게 됩니다. 아득한 미로 속에 있는 것처럼 힘들고 앞이 보이지 않을 때에는 남 탓, 상황 탓, 운 탓해보세요. 해도 됩니다. 세상만사 모두 나 때문에 일어나는 일은 없거든요. 박수도 두 손뼉이 맞아야 소리 나듯이. 그러니 혼자 괴로워하지 마세요. 그리고 맘 속으로 외치세요.


'괴롭히지 말아요. 저만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나도 할 만큼 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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