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히지 말아요'라는 꽃말
오늘의 꽃말은 문장이네요. 그리고 꽤 마음에 듭니다. 하하. 우리 몸에 참으로 이로운 '우엉'의 꽃을 처음 알게 된 것도 기쁜데 새침하게 'NOPE'을 외치는 꽃말의 태도도 마음에 듭니다.
누군가 혹은 상황이, 무엇이 나를 괴롭힐 때 여러분은 무슨 생각을 먼저 하시나요? '괴롭히지 말아요!'라는 생각이 든다면 저는 그런 여러분이 참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 반대의 생각을 하거든요. 저를 괴롭히는 상황이 발생하면 저는 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먼저 생각합니다. 나의 어떤 선택으로 말미암아 이런 괴로운 상황이 발생했는지, 이 사람이 왜 나를 괴롭게 하는지를 제 자신에게서 찾습니다. '내가 그때 그런 말을 해서 그럴까?', '내가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해 이렇게 괴로운 상황이 발생한 걸까?', '내가 어떻게 말하고 어떤 선택을 했더라?', '역시 내 잘못이었어. 내가 문제구나.'에 이르는 과정입니다. 실제로 그렇냐구요? 네, 실제로 그렇습니다. 심리학적 용어로 '내적 귀인'을 한다고 하는데 그런 경우 중에서도 극도의 내적 귀인을 하는, 그게 바로 저 '새벽으로'입니다. 하하.
어릴 때부터 남 탓하지 말라고 배웠습니다. 겸손하라고 배웠습니다. 사회적 분위기가 그랬지요. 남 탓하지 않는 사람이 보다 성숙한 사람이라고 여겨졌습니다. 타인의 평판에 예민한 저는 그래서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내적 귀인을 통해 남 탓하지 않는 습관을 들여왔던 것 같네요.
물론 장점도 있습니다. 나 스스로를 반성하고 보다 성숙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뭐든지 적당해야 하듯 남 탓 아닌 내 탓이 너무 과도해지면 자존감은 그것과는 반비례 그래프를 그립니다. 내가 말썽꾸러기처럼 느껴지지요. 자존감은 낮아지고 나는 내가 싫어집니다.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과 인간적 성숙의 중요도를 따지자면 저는 전자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숙된 삶을 살기 위해 적당한 남 탓을 하지 않고 살다 보면 괴로워집니다. 행동하는 데 있어 자신감이 사라지고 자기 확신이 사라져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삶 앞에서 주저하게 됩니다. 아득한 미로 속에 있는 것처럼 힘들고 앞이 보이지 않을 때에는 남 탓, 상황 탓, 운 탓해보세요. 해도 됩니다. 세상만사 모두 나 때문에 일어나는 일은 없거든요. 박수도 두 손뼉이 맞아야 소리 나듯이. 그러니 혼자 괴로워하지 마세요. 그리고 맘 속으로 외치세요.
'괴롭히지 말아요. 저만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나도 할 만큼 했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