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고객이 주는 교훈

구조적 민원처리업무 개선의 필요성

by 노이 장승진

며칠 전 사무실에 있는데 난데없는 고성과 욕설이 들렸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는데 나중에 직원들이 이야기하는 데 아주 유명한 여성 '진상고객'이 왔다고 고개를 가로로 저으며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진상고객들이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대우를 받기 위해 진상고객이 되는 나라는 살기 좋은 국가가 될 수 없다. 국민소득 3만 불 시대인 선진국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이제는 진상고객들만이 대우받기보다는 구조적으로 모든 국민들이 평등하게 대우를 받아야 한다.


34년 동안 그동안 민원인을 대하면서 가장 내가 신경 쓰는 것은 '흐뭇한 마음으로 신속하게 업무를 보고 돌아가는 것'을 가장 중요시하였다. 많은 민원인을 대해야만 하면서 까다로운 고객도 만나야 하는 나로서는 정말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일 수 있다.


나의 배우자의 경우를 들어보면, 성격이 매우 급한 배우자는 관공서나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서 습관적으로 큰 목소리로 민원을 신청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그 사람들이 배우자를 '진상'이라고 규정했을 것으로 생각했다. 때로 중간쯤에는 업무와 관련이 없는 사적인 이야기를 한참 하다가 자기 자랑을 하기도 하는 것을 몇 번이나 보았다. 직원들이 친절하면서도 쩔쩔매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보고 돌아가면서 자기 권리를 행사하고 대우를 받았다고 매우 행복해하고 만족스러워하는 배우자를 보고 긇어 부스럼인 말싸움이 될까 봐 잔소리를 하려다 멈추었다.

실제로 관공서에서 민원업무를 처리하면서 진상고객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비해 깍듯하고 친절하게 대한다.

많은 민원인들이 관공서를 방문한 목적을 달성하기 못하면 불만족을 표현할 수밖에 없다.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같이 단순한 민원들도 있지만 재산과 관련된 인감, 개인정보와 관련된 가족관계 증명서만 해도 대리인으로 신청한다든지 하면 민원발생 소지가 많다.


나아가 복지업무와 같이 수급자에게 급여가 지급되는 엄격한 민원의 경우에는 업무처리가 신중하면서도 까다로울 밖에 없다. 민원인들은 '다른 곳에서는 되는 데, 여기는 왜 안되느냐'하며 고함을 지르기도 하고 급기야 쌍욕을 하고 심한 경우에는 멱살을 잡고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상급기관에 감사실에 도리어 불친절로 민원을 제기한다. 나 역시도 욕을 하는 민원인에게 큰소리로 말렸다가 감사과에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진상고객이 돌아간 뒤에 직원들은 너무 힘들어하면서 정말 너무한다고 불평하는 직원들도 많고 나도 거기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위로하는 날이 많았다.


그러면서도 많은 세월이 흘러서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진상고객이 직원들의 불친절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구조적인 문제가 더 많았다. 정장을 입었다든지, 깨끗한 옷차림을 한 사람에게 더 친절한 경우도 있었던 같다. 진상고객이 고함을 치거나 상급자를 찾고 감사실을 찾아야지만 신속하게 민원업무가 더 빠르게 신속하게 이루어진다면 올바른 행정이라고 할 수 없다.


만약 병원 응급실에서 난폭하거나 의료진이 시키는 대로 안하면 안되는 것을 누구나 알지만 가족의 생명이 위급한 경우에 고함을 치고 난리를 펴야만 긴급진료가 이루어 질 수 있다면 누구나 진상고객이 될 수 밖에 없다.


우리 사회에서 주민들이 진상고객이 될 필요가 없는 근본적인 구조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모두가 서로 편안한 마음으로 응대하고 응대받는 민원업무, 바로 우리 모두가 기대하고 추구해야 할 사회라고 생각한다!


그날이 곧 올 것이라고 믿는다!



keyword
이전 03화어느 사회복지사의 꿈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