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보다 내 아이 이해가 먼저입니다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집중을 못할까?"

by 작가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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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집중을 못할까요?”

“다른 아이들은 다 잘하는 것 같은데, 왜 우리 아이만 느린 걸까요?”


어학원에서 오랜 시간 아이들을 만나면서, 학부모님들로부터 가장 자주 들었던 질문입니다.

이 질문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내가 어린 시절에 내 엄마한테 들었던 말과 정확하게 똑같지 않나요?

내가 내 아이를 볼 때나 우리 엄마가 나를 볼 때의 그 시선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늘 같은 이야기를 전합니다.


“아이마다 유형도 다르고, 배우는 속도도 다릅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다르게 태어나고, 다르게 반응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배우는 존재입니다.

같은 교실에서 같은 선생님께 같은 수업을 듣더라도 어떤 아이는 금세 내용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반면,

다른 아이는 조용히 듣기만 하다 시간이 꽤 지나서야 말문을 엽니다.

그래서 영어 실력을 이야기할 때, 단순히 '얼마나 유창하게 말하는가?'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의 유형과 속도, 그리고 학습의 방식을 함께 이해해야 합니다.


아이의 언어 발달은 마치 걷기 시작하는 시기와 비슷합니다.

“첫째는 8개월에 걷기 시작했는데, 둘째는 돌이 지나도 아직 걷을 생각을 안 해요.”

이런 이야기는 부모들 사이에서 자주 하는 애기죠. 하지만 걷는 시기가 조금 늦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일찍 걷는다고 해서 그 아이가 더 오래, 더 잘 걷는 것도 아니고, 운동 능력이 더 뛰어난 것도 아니니까요. 한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첫째는 5살에 스스로 한글을 뗐는데, 둘째는 7살이 되어서야 겨우겨우 읽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한글을 빨리 뗀 첫째가 반드시 국어를 더 잘하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영어도 똑같아요. 누구나 자기만의 속도로 배우고 익히는 거니까요.


파닉스를 일찍 끝냈다고 영어 책을 곧잘 읽을 거라 기대하지만, 그건 반쪽만 맞는 말입니다. 파닉스는 소리의 규칙을 아는 '기술'일뿐, 진짜 리딩은 문장의 뜻을 추측하고 의미를 이해하는 '이해력'에서 비롯됩니다.

아이의 언어는 시간을 먹고 자라는 나무와 같습니다. 조급함은 언어 습득의 적이 될 수 있습니다.


6세 로이는 수업 시작 후 10분도 안 되어 의자에서 몇 번이나 내려옵니다. ‘Jump!’나 ‘Clap!’ 같은 활동이 나오면 누구보다 먼저 움직이며, 반 전체를 리드하는 에너자이저입니다.

반면 7세 세라는 6개월 동안 수업 중 말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영어 동화책을 또박또박 읽으며 문장을 자연스럽게 말했습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이었고, 모두가 놀랐습니다. 이 두 아이 중 누가 더 잘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누구의 영어 실력이 더 높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습니다.

이건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배우는 속도와 방식의 차이입니다.


아이의 유형을 알면, 방향이 보입니다. 에너지 발산형 아이는 놀이를 통해, 신중 관찰형 아이는 반복을 통해, 감정 예민형 아이는 신뢰 속에서, 관계 주도형 아이는 관계를 통해, 자기 주도형 아이는 이해와 질문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어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갑니다.


아이의 유형을 인정하는 순간, 부모도 선생님도 아이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왜 안 따라 하지?"가 아니라 "이 아이에게 맞는 방법은 뭘까?"로 질문이 바뀝니다.


부모님들이 종종 “이렇게 아이에게 다 맞춰주고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말합니다. “아이의 속도를 이해하고 그것에 맞추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억지로 시켜서 앞으로 잘 가는 것 같아 보여도, 아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이해를 못 하는 높은 수준의 내용을 인풋만 하다 보면, 중간에

손을 놓아 버리게 되는 일이 생깁니다.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없습니다. 이럴 경우 아이는 크게 좌절감을 맛보고 영어를 꼴도 보기 싫어할 수 있습니다.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활동도 안 하려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어는 ‘많이 시키는 것’보다 ‘재미있게 몸으로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릴수록 영어는 놀이처럼 접근해야 오래갑니다. 특히 유치원과 초등 저학년 나이의 아이들에게 영어는 ‘얼마나 많이 시키느냐’보다 ‘얼마나 재미있게, 몸으로 체화하면서 배우느냐’가 중요합니다. 영어가 두려운 외계어가 되지 않으려면, 놀이처럼 즐겁게 시작하고 아이의 속도에 맞춰져야 합니다. 이 모든 배움은 아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그 시작은 내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이해하는 부모의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아이의 유형을 존중할 때, 아이의 영어 실력은 자연스럽게 자랍니다. 아이들의 영어 실력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지 않습니다. 계단처럼, 자기 발로 천천히, 한 계단씩 올라갑니다.


올라가던 계단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잠시 멈춤 상태일 때도 있습니다.

첫 번째 두 번째 계단까지는 어른의 도움으로 가볍게 오르고, 세 번째 네 번째 계단부터는 자신의 온전한 힘으로 실력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이때 생긴 자기 주도력으로 앞으로의 영어 공부가 재미있을 수도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옆에서 함께 기다려주고 응원해 주는 부모가 있을 때, 그 계단은 결코 외롭거나 힘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흥미와 재미나라로 오르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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