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양파와 나쁜 양파.

by 김기제

※ 저는 채소나 야채에게 청각기관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어떠한 글을 보면 또 채소가 온 몸으로 소리를 듣는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나중에 정밀한 실험을 해서 어떤 게 맞는 것인지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본문>


어린 시절에 초등학교 수업 시간 중에 양파에게 좋은 말을 하면 잘 성장하고 나쁜 말을 해주면 썩는다며 '말의 귀중함'에 대해서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서 어떠한 사람이 '좋은 양파, 나쁜 양파 실험'을 했다. 두 개의 양파를 기른 실험자는 한 양파에게 좋은 말을 해주고 또 다른 양파에게는 나쁜 말을 해주었다. 그랬더니 결과는 내가 배운 것과 달랐다. 좋은 말만 듣고 자란 양파는 썩어서 죽어버리고 나쁜 말을 듣고 자란 양파는 잘 자랐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자신을 길러준 실험자의 의도를 알아채고 좋은 말만 들은 양파가 그 의도와 반대로 자라고 싶은 삐뚤어진 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다. 양파에게 좋은 말을 하든지 아니면 나쁜 말을 하든지 간에 양파가 자라는 것과 인간의 언어는 서로 아무 상관이 없다. 우선 생각을 해보자. 양파는 채소이며 청각 기관이 없다. 그리고 인간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담당하는 기관이 없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중국에서 수입해 온 양파라서 한국말을 못 알아들었기 때문에 중국어로 말하면 말을 알아들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이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채소에게 청각 기관이 생기더라도 인간이 채소에게 좋은 말이나 나쁜 말에 영향을 받아서 잘 성장하거나 썩어버리려면 인간이 내뱉는 언어의 뜻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서 양파에게 '너는 멋있어'라고 이야기를 해봤자. 양파가 멋있다는 게 욕인지 칭찬인지를 알 수 없다. 채소의 입장에서는 고양이나 강아지가 내는 소리나 다를 바가 없다.


마치 청각장애인 분들에게 개가 짖거나 사람이 말을 하나 똑같이 무슨 말을 하는지나 무언가 할 말이 있다는 것만을 시각으로 알아챌 수 있을 뿐이지, 무슨 말을 할 줄 아는 줄은 모를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의 언어를 학습하고 사람이 하는 말 중에 듣기 좋은 말이나 듣기 싫은 말을 구분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 채소에게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칭찬을 해줬더니 잘 자란 양파는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하느냐면 칭찬과 상관없이 식물을 잘 길러줬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양파 밭에 가서 백날 이야기를 해봐야 죽거나 사는 양파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잘 자란 양파나 썩어서 죽어버린 양파나 농사꾼의 농사 실력이나 작물에 대한 이해도나 날씨와 같은 이유로 무작위로 자라나는 것일 뿐이다.


성인도 어린 아기였을 때에는 울거나 옹알이 밖에 하지 못한다. 아기가 우는 이유는 무슨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리는 것이다. 아기가 옹알이를 하는 이유는 무슨 뜻을 전하고 싶은 데에 어떤 말을 해야 되는지를 모르는 덕분에 일어나는 일이다. 채소는 인간의 얼굴 표정이나 격양된 분노의 소리나 욕이 담긴 단어를 이해는커녕 알아듣지 모르지만 인간은 어릴 때에 시각과 청각 그리고 지적 능력에 의해서 싫다거나 무섭다거나 부정적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때문에 양파는 몰라도 인간은 좋은 말이나 나쁜 말을 통해서 긍정적인 사람이나 부정적인 사람으로 자랄 수 있는 것이다.


개나 고양이가 짖거나 울음소리를 내는 일은 다른 생명체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지만 우리 인간은 못 알아듣는 것처럼 강아지나 고양이도 어떠한 구체적인 단어나 문장을 말하기 전에 어떠한 말을 하기 위해서 반복하는 '옹알이' 과정에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인간이나 고양이나 상대의 태도나 기분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각과 청각을 가지고 있고 그리고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성대와 지적 능력이 있다.


다만 사람과 고양이의 차이점은 고양이가 고양이끼리의 언어는 이해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 되지만 인간의 언어를 말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은 약간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먼 길을 돌아서 왔지만 양파가 시각 능력과 청각 능력 그리고 말하는 능력은 없기 때문에 좋은 양파나 나쁜 양파는 식용으로 먹기 좋은 채소인지 아니면 먹기 나쁜 채소인지를 구분할 수는 있지만 인간이라는 종 중에 특정한 나라의 모국어에 좋은 말과 나쁜 말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양파에게 좋은 영향이나 나쁜 영향은 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면 어떤 사람은 사람이 양파에게 칭찬을 할 때에 기운과 비난을 할 때의 기운이 성장에 영향을 준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의 성대를 통해서 나오는 좋은 에너지와 나쁜 에너지란 무엇이며 사람이 특정한 말을 할 때에만 중력파와 같은 파동이 양파를 뚫고 지나서 퍼져나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 결론은 비록 청각 기관이나 지적 능력이나 성대가 없는 채소에게 칭찬을 해주거나 비판을 한다고 해서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방해가 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좋은 양파와 나쁜 양파'라는 가설을 만드는 사람의 의도는 말의 중요성을 알라는 뜻에서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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