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우주의 기운이 소원을 들어줄까?

by 김기제

내 인생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은 때에는 군대 시절이었다. <시크릿>이라는 책을 보게 된 내용을 자세히 해두고 싶다. 시크릿은 내게 영감을 주고 삶에 대한 행복을 줬던 책이다. 군대에 아무 책이나 들여올 수 없기 때문에 내용을 검사하고 나서 책들을 반입할 수 있었다. 다소 복잡한 방법이지만 사이버 지식 정보방이라는 곳에서 컴퓨터를 이용해서 인터넷으로 책을 자택으로 발송하면 다시 그 책들을 모아서 어머니가 나에게 배송해 주고 군대의 검열 이후에 전달받아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등병 시절에 무작정 '전역하기 전에 책을 100권을 읽어보자'라는 목표를 세웠던 것 같았다. 상병 때부터는 <모방살인마>라는 추리 팬픽을 쓰는 데에 몰두해 있었기 때문에 그 이전에 <시크릿>을 봤을 것이다. 내가 군대에 있는 동안에 이사를 자주 다니면서 공간이 부족해서 책들을 정말 많이 버렸다. 그 무수히 많은 책들 중에서는 군대에서 검열을 통과했다는 표식의 도장이 찍혀있다. 검열은 정보 장교님이 해주셨던 것 같다. 어쨌거나 그 많은 책들의 깊이나 내용을 이해하고 읽은 부분도 있지만 이제는 책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것을 보면 나는 그 책들을 100퍼센트로 온전히 다 이해한 게 아닌 것 같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렇게 읽었던 책들을 구매한 과정은 다음과 같다. 과거에 네이버 검색 순위가 있었던 시절이 있고 보통의 사람들이 그 순위에 있는 정보만 취하고 나머지는 잘 찾아보려고 하지 않는 것처럼 나도 책을 구매하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대부분 베스트셀러나 추천 도서만 읽었다. 그렇게 70권 정도의 책을 읽을쯤에 휴가를 다녀오게 되었을 때 일이었다.


그때 TV 채널에서 오프라 윈프리라는 유명 방송인이 <시크릿>이라는 책을 추천했다는 정보를 접했다. 이와 함께 책 <시크릿>에 대한 해설이 일부 포함되어 있는 영상도 같이 보게 되었다. 마치 이 책을 읽기만 하면 인생이 좋은 쪽으로 끝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 책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 제목부터가 '비밀'이다. 무슨 대단한 비밀이 있길래 사람들의 염원을 이루어준다는 말인가?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책을 구매하고 검열을 거친 뒤에 부대로 돌아와서 책을 읽었다. 나름 좋은 부대에 좋은 사람들뿐이었고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짬'이 쌓여서 아래 계급들이 하는 일들을 하지 않고 책을 읽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었다.


<시크릿>의 내용은 간단했다. 수천 년 전에 살았던 고대의 선인들이 있는데 이들이 대부분 부유하거나 커다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들 중에 몇몇이 우주의 법칙 중에 하나를 찾아서 비석에 새겼다고 한다. 그 비석에는 하나의 진리만 수행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주를 떠올리면서 기도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성공의 비밀은 구체적이고 강력히 무언가를 염원하면서 살아가면 그 꿈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 당시에 비판적인 사고가 없이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미래에 2층 집에서 글을 쓰며 작가로 성공한 나'를 상상했고 진심으로 간절하게 염원했다.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었다. '분명히 이루어질 거야'라는 마음이 생겼다.


분명히 그때 당시에 철학책들을 많이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과 수학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내 간절한 소원이 정성적이었는지 아니면 정량적 인지도 구분하지 못했다. 다만,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렇게 순진하게 살아가고 있었는 데에 나만의 '시크릿'에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 순간이 언제였느냐면 과거에 한 대통령이 재임 중에 '우주에 간절히 염원을 빌면 우주의 기운이 도와준다더라'라는 말을 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대통령과 반대되는 정치색을 가진 사람들이 내어놓은 댓글에 내가 충격을 받은 것이다. 해당 뉴스에 공대생이 많았었는지 아니면 정말 비판적 사고를 잘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런지 그것도 아니라면 열렬한 반대자들이었는지는 모른다. 다만 원자로 구성된 우주가 스스로 사람들마다의 개개인의 꿈을 이뤄주는 것은 허상이고 추상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는 데에 그 생각이 나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예를 들어서 '2층 집'과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염원을 가진 나라는 사람이 존재하고 그것을 염원하는데 자유 의지와 같은 것이 없는 무생물인 우주가 나를 직접 도와주려면 애초에 완성된 집이 있어야 했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우주 어디에선가 내가 원하던 집이 만들어져서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처럼 나에게로 배송이 되었어야 했던 것이다. 설사 지구 밖에서 지구의 대지로 도착하기도 전에 집은 불에 타서 산산조각이 나서 사라지겠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현실적인 방법은 2층 집 자체를 구매하거나 직접 집을 짓거나 외주를 맡기거나 또는 2층 집을 구매하는 실질적인 행동이 없이는 인간의 마음만으로 소원이 현실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작가가 되는 일도 마찬가지다. 글을 스스로 쓰든지 아니면 타인에게 대필을 맡기든지 간에 일단 책으로 만들 수 있는 원고는 준비되어야 작가가 되는 과정을 밟게 되는 일이었다.


이것이야 말로 참으로 이성적인 판단이다. 현실적인 세상에서 직접 계획을 짜고 움직이면서 염원을 해야지만 자신의 꿈이 이뤄지는 일에 보다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때때로 냉철한 사고적인 판단이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이러한 판단들이 맹신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지금 나의 판단에서 생각해 보면 우주를 움직이는 에너지와 우리의 염원은 아무 연관이 없다는 게 내 입장이다.


원자랑 작가가 되는 일이랑 물리적으로 전혀 상관이 없는 것과 같다. 내가 우주에게 소원을 빌어서 그것이 이루어지려면 우주와 의사소통이 되고 서로 지적 능력이 상대방의 의도를 헤아릴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하고 우주가 지구의 모든 인간들의 저마다 소원에 맞는 것에 대한 지식과 그것을 구체화할 수 있는 실현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4차원의 시공간과 이러한 상호 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우주가 우리의 소원을 들어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댓글을 읽고 상처를 받은 것은 <시크릿> 일반적인 독자들만이 아니었고 같은 독자인 나도 포함되어 있던 것이다. 이성적으로는 우주에 기도하는 일이 실제로 구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으로는 내가 책을 읽는 데에 들인 시간이나 그동안 나에게 삶의 희망 중에 일부분이 되어주었던 책에 속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달 정도는 많이 배신감도 들고 슬퍼했었다. 그리고 오프라 윈프리도 좋아하는 방송인이었지만 무조건 유명인이 추천한다고 해서 100퍼센트 전부 맞는 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물론 그 사람이 나빠서 <시크릿>을 추천해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가 속았던 과정 그대로 속았을 벗거나 아직도 진실이라고 믿고 살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이해가 된다.


그래서 모든 <시크릿>의 독자들이나 이 책과 유사한 내용을 다룬 책들을 독서한 시간을 다 허비했다고 생각하거나 독자들이 바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과학이 발전되지 않은 시기에 기도 또는 염원을 하는 일 자체를 가지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삶을 살아왔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대부분 사람들의 꿈과 염원이 현실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정량적으로나 정확히 이루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시크릿을 통해서 자신만의 꿈을 꾸는 것이 삶의 원동력이 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마음은 긍정적으로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받아들여도 되지만 염원대로 일이 풀리지 않았다고 너무 절망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중요한 건 자신이 가진 어떠한 염원이나 소원이 이루어질 거라는 것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스스로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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