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개의 계단을 올라야 만날 수 있는 곳
나는 매일 운동을 한다.
파워J답게 나의 루틴은 항상 정해져 있다.
일정한 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그 곳으로 향한다.
화산공원으로..
오랜 시간 헤맨끝에 찾아낸 나의 애증의 장소이다.
사람이 매일 한결같을 수 없기에 나도 가기 싫은 날이 숱하게 많다.
너무 추워도 또 너무 더워도 가기 싫다.
비가 오면 우의를 입고 가고, 눈이 오면 아이젠을 신발에 끼우고 올라갔다.
사실 가지 않을 이유는 만들면 많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백효채 교수님의 말씀(운동해야 산다!)이 머리를 강타하면
다시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주워 입는다.
그곳은 300여개의 계단을 올라서야 갈 수 있는 곳이며 왕복 한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한여름에는 계단밑에 서서 한숨을 푹푹 쉬다 어쩔수 없이 포기 하고 올라간다.
뒤늦게 생각해 보니 그 계단 운동이 나의 폐기능 향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나름의 옷을 바꿔 입으며 화산공원은 늘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려 준다.
올 봄에도 진달래와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
연한 연두색의 새순이 돋아나고 군데군데 쑥도 자라나 봄기운을 완연하게 느끼게 해주는 고마운 공원이다.
사실 말이 공원이지 한시간 왕복코스는 경사가 제법 있다.
기특하게도 그 곳은 저녁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가로등도 곳곳에 잘 조성 되어 있다.
가는 길목 곳곳에 운동기구들과 정자와 벤치도 있어서 중간중간 쉬어가기도 좋다.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날 정자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으면 행복하기 까지 하다.
나는 화산공원이 있어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