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나무 음식

by 김지숙 작가의 집


사람을 대할 때마다 느끼는 점이다 저 사람은 나무로 치면 어느 정도일까 소나무일까 개망초일까 혹은 난초일까 나무를 보면서 나무를 연상하는 버릇은 나무를 사랑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의 정원에 들여놔도 되는 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독을 가진 미국자리공이나 천남성도 잘 다스리면 이익을 주는 나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천남성이나 미국자리공도 법제를 하면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기에 그다지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나의 텃밭에 심을 작물을 사람과 결부시킨 적은 없다 예를 들어 상추나 방울토마토를 보면서 누구를 연상한 적은 없다 그러고 보니 주로 금강소나무나 잘 자란 큰 나무를 볼 때마다 그 크기에 따라 사람을 연상해 온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음식을 보면서 생각한다 이 음식은 한 번으로 족해 혹은 이 음식은 매일 먹어도 질리지가 않아 혹은 한 달에 한번 정도 먹으면 좋을 것 같아 혹은 한번 먹으면 일주일이나 열흘은 쳐다도 보기 싫어 혹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 먹고 싶으나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 영원히 두 번 다시 먹을 수 없는 음식 내가 알지 못하는 음식 먹고 싶지 않은 음식도 있다.

사람도 그런 것 같다 매일 만나도 좋은 사람 언제 만나도 살가운 사람 적당히 멀리 두고 한 번씩 만나면 좋은 사람 만날 때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 한 번씩 만나면 염장을 지르지만 되새기면 도움이 되는 사람 한때는 따뜻했고 평생을 두고 다시는 못 만나는 먼 길 떠난 사람

생각할수록 따뜻한 사람 힘을 주는 말을 하는 사람 존재 만으로도 내게 큰 힘이 되는 사람 함부로 말을 하고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들에게 또한 어떤 사람이었을까

나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한 사람한사람 되짚어보는 시공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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