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종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by 김지숙 작가의 집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앉아 있거나
차를 마시거나
잡담으로 차에 이스트를 넣거나
그 어떤 때거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그게 저 혼자 피는 풍경인지
내가 그리는 풍경인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행복한 때는 없다
-정현종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인간은 자기가 생각한 만큼 행복한 것도, 불행한 것도 아니다 다만 인간의 행복은 삶을 각성하는 그 순간의 깨달은 감정이며 평온함이며 그 평온함의 지속이다 대부분 인간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기대치가 실현될 거라는 예측으로 노력하고 열매 맺기를 확신 수 있는 세계가 있다는 점이 바로 행복이 된다

하지만 이런 세계는 쉽사리 오지 않는다 오히려 주어진 여건을 바꾸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바꾸는 것이 행복하기 수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천하기가 쉽지 않고 또 실천한다고 해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하는 것이 도한 마음 수련이다 끊임없이 다잡아야 비로소 이룰 수 있는 것이 자기 마음이기 때문이다

정현종의 시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에서는 사람에 대한 집착이 끊어진 시이다 그저 풍경처럼 감정을 삭제한 채 바라보는 사람의 모습이 더 아름답다는 내용이다 사람이 풍경으로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경우 아름답고 행복한 느낌을 화자는 받는다 Myers & Diener(1995)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은 사회성이 높은 사람이다 서로 관계를 잘 맺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양질의 행복감을 갖는다

사람을 풍경으로 보는 마음은 이미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와 틈을 두고 있다 풍경이 될 때 아름다운 사람이 있고 손을 잡을 때 좋은 사람이 있다 하지만 사람마다 사람에 대한 행복의 정도는 다르고 그 바라는 바에서 얻는 행복도 다르다 이 시에서는 사람을 풍경으로 바라보는 여유 있는 화자의 모습이 나타나고 사람과의 어떤 여유로운 거리가 생기는 순간 화자는 행복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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