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후리소리
비나이다 비나이다 굽어 살피소서
꼬붓꼬붓 당산제 골막골막 용왕제 거뜬거뜬 풍어제
모두 올리고 후리그물 둘러치고‘에-헤이 사리야
그물 한 채를 사 려보세
손질한 그물 어기여차 당기면
메러치 풍년이 돌아 오네
벼리 끝을 육지로 푸근푸근 끌어당기며
이 메르치야 어데서 놀다가 이제사 왔노
학수고대 기다린 그물 걸린 멸치 털고
어-능청 가래로다 값싸고 맛 좋은 메러치
가들막대는 멸치 옮기는 가래질 소리
쾌지나칭칭나네 풍어로세 풍어로세 메러치가 풍어로세
다대후리소리는 다대포 바닷가에서 후릿그물을 이용하여 물로기를 잡는 동안에 부르는 노동요이다 다대낫개원소리는 보존되어 있다 다대포는 백사장이 유난히 길고 바닷물의 밀물과 썰물의 차가 심해서 후리질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당산제와 용왕고사를 지내며 풍어를 기원하는 과정에서 부르는 노래와 그물을 끌어 배에 실으면서 부르는 노래 배를 저어 고기잡으러 가는 동안 부르는 소리 멸치를 담으면서 부르는 소리가 각각 다르지만 후렴구는 쾌지나칭칭나네를 반복하여 풍어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부르는 소리이다
때로는 독창으로 때로는 복창이나 체창으로 앞소리꾼이 부르면 따라부르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남녀를 불문하고 공동으로 참여한 노동이 후리질이니 만큼 어부들이 멸치잡이를 나갈즈음 망대에서 멸치떼의 동정을 살피다가 산위 망대夜望臺에서 멸치떼가 몰려온다는 소리를 들으면 마을사람들이 합심을 하여 멸치떼를 향하여 그물을 쳐서 마을사람들이 함을 모아 그물을 끌어당기거나 배를 이용하기도 하여 멸치떼를 잡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다대포의 후리질보다는 아프리카 동남아의 여러나라에서 사람들이 무리지어 행하는 후리질을 화면으로 볼 때가 있다 모르면 몰라도 후리질을 알고나서 마을 사람들이 후리질하는 광경을 볼 때면 우리와는 다르다는 느낌이다 그물에 걸려든 물고기는 많지도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합심을 하고 끌어낸다 그 광경에서 다대후리질이 생각났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동을 할 때에도 단결 합심을 위해 노래를 불렀다는 점이 참 고마운 일이다 그만큼 일도 노동도 즐거움을 함께 하고자 하는 흥이 많은 민족이라는 점을 알게 한다 풍요를 기원하지만 그 과정도 즐기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다대포 후리질 소리에는 나라에 상납하고 부모에 봉양하고 형제와 나누고 이웃과 나눈다음 부귀영화 태평성대를 누린다는 내용이 언급된다 충효忠孝와 우애友愛를 순위를 정한 소리를 만든 사람의 생각이 담겨 있는 점은 일반적인 고된 노동요가 언급하는 내용돠는 다른 점이다
당애 현실 속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된 국가주의 유교관이 여기서도 드러난다 이 소리는 1987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언급된 내용이므로 당대의 가치관이 녹아있기 마련이다
원문을 보면 다음과 같다
3. 그물 싣는 소리
[앞소리]에-헤이 사리야/ [뒷소리]에-헤이 사리야[이하 ‘뒷’으로 표기]/ 사려보세 사려보세/ [뒷]/ 그물한채를 사려보세/ [뒷]/ 이그물을 낼적에는/ [뒷]/ 어이하여 내었는고/ [뒷]/ 멸치잡이를 가려하니/ [뒷]/ 그물이없어 못가겠네/ [뒷]/ 그물한채 내자하니/ [뒷]/ 명주실이 어디있소/ [뒷]/ 뒷동산에 뽕을심어/ [뒷]/ 앞동산에 잠실을지어/ [뒷][중략]/ 삼치꽁치 칼치를두고/ [뒷]/ 멸치잡아 무엇하리/ [뒷]/ 열두독 젓을담아/ [뒷]/ 황금빛에 맛들거든/ [뒷]/ 첫째독은 헐어다가/ [뒷]/ 나라에다 상납하고/ [뒷]/ 둘째독은 헐어다가/ [뒷]/ 부모님전에 봉양하고/ [뒷]/ 셋째독은 헐어다가/ [뒷]/ 형제간에 갈라먹고/ [뒷]/ 넷째독은 헐어다가/ [뒷]/ 이웃간에 노놔먹지/ [뒷]/ 남은독은 팔아다가/ [뒷]/ 논밭전지 많이사서/ [뒷]/ 부귀영화 누려보세/ [뒷]
지금은 다대항에서는 후리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일년에 한번 행사떼를 제하면 낚시배나 작은 고깃배들을방파제에 대 놓고 있고 주변 횟집이나 식당을 운영하는 모습들이 아직은 남아 있다
지금은 과거의 다대포를 떠올리며 그곳을 방문한다면 말끔히 변한 모습에 이곳이 그곳인가 라고 의문이 들지도 모든다 방풍림을 심고 방부목으로 만든 길을 걸어가며 바다로 들어가는 작은 인공 물길을 내고 잔디를 심고 저녁이면 음악 분수가 켜진 변한 주변환경에 의아할 지도 모르고 이전의 다대포 몰운대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아쉬운 마음이 폭발할지도 모른다 세상은 늘 뭔가를 쥔 자들이 머릿속 그림대로 만들어간다 것을 새삼 확인하게 한다 나랏돈을 들여 좀더 빨리 이전의 모습들을 지우고 다른 나라에서 본 것들로 채우기 위해 나름대로의 기준을 들이대며 애쓴 결과물들을 여기서도 이렇게 바라본다
왜 그냥 그대로 두면 안되는 걸까 사라지지 않을 소리만 남은 다대후리질 소리처럼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저 영원히 변하지 않을 해가 넘어가는 다대앞바다의 일몰의 광경을 바라보고 서서는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