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이토마토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 대저마을
강물이 실어와 흙모래로 나 스스로 넓어진 비옥한
지금도 자라는 중인 넙데데하게 젊은 땅
강물 따라 들고 바람결 날며
노란 꽃 피우고 방울만 한 열매 맺는
단맛과 짠맛 중간 그 어디쯤에서
잘 어우러지는 단단하고 달짜그레한
짭짤이토마토
토마토는 고대 멕시코인들이 토마틀tomatl이라고 부른 데서 기인된다 아즈텍문화권의 멕시코인들은 매운맛을 즐겼고 이 매운맛을 완화하는 용도로 토마토를 즐겨 찾았다 매운맛을 즐기는 우리나라에서 역시 토마토의 존재감은 부각될 수밖에 없다 토마토는 VtA VtB1 VtB2 VtB6 VtfC VtE VtP 등 다양한 비타민의 함유로 세계 10대 음식에 선정되어 있다
그런데 왜 대저 토마토는 특별히 짭짤이토마토라고 부를까 부산사람이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고 짭짤이 맛에 입맛이 들어버린 경우라면 일반 토마토에는 손이 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짭짤이 토마토의 맛이 일반 토마토맛과는 달라 한번 맛을 보고 나면 선뜻 손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짭짤이 토마토는 신맛 단맛 짠맛이 어우러지며 당도 88 brix를 지켜야 한다 대저는 지역적 특성상 기수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이고 염분이 높고 미네랄이 풍부하고 비옥한 토지라 짭짤이가 토마토가 자라게 된다
부산도시농부라는 농업기술센터의 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짭짤이 토마토 농장에 견학을 간 적이 있다 물론 농사를 지어 본 적은 없지만 식물마니아이기에 이 프로그램은 정말 신이 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혼자서는 엄두도 나지 않고 달리 방법도 모르는 짭짤이 토마토 농원에 들어서니 끝도 없이 긴 비닐하우스에 토마토가 다양한 정도로 익은 채 풍성함을 보이고 일부는 툭툭 떨어져 있었다
일손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제떼 수확을 하지 못한 이유라고 했다 농사를 짓는 일은 언제나 부지런함이 꼬리표처럼 달고 다닌다 농장 주인은 짭짤이 토마토 농사를 짓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왜 이 토마토가 특별한 맛을 지니는지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말했다 대를 이어지어 온 토마토 농사가 다른 토마토에 비해 과육의 질이 단단하고 맛이 좋다는 자랑도 빠뜨리지 않았다
농장주인의 인심 좋은 배려로 가져가는 것은 안되고 대신 먹고 싶은 만큼은 먹고 가도 좋다고 하는 것이었다 하필 점심식사 후라 후식 개념으로 모두들 한두 개 정도로 먹었고 더 이상은 배가 불러 아무도 손대지 않았다
부산에 살면서 대저 토마토 농원에 갈 기회는 친인척이나 지인이 경영하지 않는 이상 그곳을 볼 수 있는 기회도 거의 없다 하지만 이런 일에 관심이 있다면 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를 참조하여 자기에게 알맞은 프로그램을 선택하여 참가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눈으로 보는 농사일은 직접 손으로 하는 농사일과는 정말 다르다 농사짓는 일 중 그나마 수화하는 기쁨은 그중 행복도가 높고 수월하지 않을까
수확의 기쁨을 누리고 싶어서대저 토마토 농원을 다녀 온 이후로 해마다 베란다에 방울토마토 모종을 3개 정도로 화분에 심어 아주 적은 양이지만 꾸준히 수확하고 있다 모종철이 아니라도 염려할 필요는 없다 시중에 파는 방울토마토 중에서 물러져서 맛이 없는 것은 그대로 빈 화분에 흙을 담아두면 한 달 이내에 싹이 올라온다 햇살이 좋은 곳이라야 줄기가 굵고 어느 정도 크면 화분에 옮겨 심으면 된다
방울토마토는 생명성이 좋아서 물과 적당한 관심을 가진다면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최고의 식물이다 한해살이도 아니고 잘만 가꾸면 꽤 여러 해를 살아남아 열매를 달고 있다 다만 인공 수분을 하는 노력이 따라야 하고 쌀 씻은 물이나 100배 정도의 희석한 미원 같은 비료를 줘야 한다 그래도 방울토마토는 기특한 식물이다 몇 번을 수확하고도 계속 열매를 달고 있는 기특한 토마토를 키워보면 다른 식물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식물집사를 자처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