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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시인 혜월당 Mar 19. 2024

우상화, 이제 그만하시지요

우상화, 이제 그만하시지요

우상화, 이제 그만


인간인 이상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바의 대상이나 표본을 행동의 지침으로 삼는 것이 우상화의 첫걸음이다 대개는 부모가 그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후 사춘기에는 이성 동성 혹은 연예인과 같은 타인의 존재로 우상화가 옮겨가게 된다 

이는 자존감과도 관련이 있으며 자존감이 낮은 경우에는 그 관계가 의존적으로 변하고 그 감정에 얽매여 헤어 나오기가 힘든 반면 자존감이 강한 경우 자신이 동경하는 존재의 우상화가 어디서 비롯되는지에 대한 통찰이 가능하므로 우상화된 존재를 통해서 진정한 자아성찰을 하게 되는 도구가 된다 

특히 사춘기 청소년의 경우 자아에 대한 완성도는 낮거나 높거나 하는 변동과 굴곡이 쉽게 찾아오는 상황이 연속되므로 우상화에 대한 현상 또한 이와 동일한 범주 내에서 변화가 나타난다 심리적 불안감도 우상화를 하게 되는 원인이 되고 보다 나은 존재로서의 욕망도 그 욕망의 대리만족을 주는 상황도 우상화를 촉발하는 원인이 된다

우상화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대표적으로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아 나서는 우상은 그 우상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우상의 숲으로 찾아들면 어느덧 자신의 부족함은 사라지고 마치 그 우상이 자신의 대리인처럼 여겨지고 이에 열광하게 된다 또 다른 하나인 도피처로서의 우상 혹은 숭배 우상모방의 행위나 태도 등은 자존감이 낮은 경우 더 심할 수 있다

 삶의 방향성을 상실한 경우에도 그 갈망은 우상에 대한 기대와 열정 의욕 등과 같은 현상으로 드러나게 된다 현대인은 재물을 우상화하며 살아가기에 급급하고 물질에 하 이러한 현상은 자라는 청소년에게도 그대로 투영된다 그래서 아이돌에 대한 팬덤을 자신과 동일시하고 우상화하고 그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나의 우상은 무엇일까 

기독교에서는 <저희 우상은 은과 금이요 수공물이라 우상을 만드는 자와 그것을 의지하는 자가 다 그와 같으리로다>(시편 115:4)라고 하여 돈을 우상화하지 말라는 외에도 돈을 하늘에 쌓아두라(마 6:19-28)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딤6:10)라고 하여 돈의 우상화에 대해 경고를 내리는 한편 가치 있게 쓰고 가난한 자들을 위해 쓰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하지만 세상 속의 기독교는 어떤가 굳이 이에 관해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신실한 이도 있고 아닌 이도 있으며 진정한 의미의 목화자도 있지만 아닌 자도 난무하는 세상에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위로를 하자면 그래도 아직은 선한 자가 더 많기 때문에 여전히 세상의 고삐는 밝음을 향하고 있다고 믿고 싶다   

살아가면서 방향성을 상실한 사람의 경우 자기 내면에서 그 길을 찾는 방법을 시도하기도 한다 물론 가까운 곳에 가까운 방식으로 나타나 준다면 더 바랄 바는 없겠지만 주변인의 삶이나 책 읽기 속에서 자신의 영웅을 택하고 이들을 자기 내면에 고이 간직하기보다는 그 영웅을 키우고 닮아가는 적극적인 삶을 선택하여 스스로 우상화의 방식을 택한다 그게 바로 현대인에게는 물질의 풍요 속에서 맹목적적이게 더 잘 사는데 몰입하게 한다 

문제는 불안감을 줄이고 무기력한 자신을 지켜줄 것만 같은 우상에 대한 맹신보다는 우상화된 대상과의 관계에 있다 그 우상화된 존재를 숭배하거나 추앙推仰하는 것은 시대에 따라서 달라졌다 원시시대에는 자연물이나 상상 속 존재였다면 현대인에게는 부와 물질 명예 재물 재산이 그 자리를 차지하였다

남보다 나은 집 좋은 차 좋은 환경 더 많은 재물 더 높은 자리 이런 끝없는 욕구들이 만들어 낸 우상들을 믿음의 대상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수많은 주변인들을 바라본다 물론 이렇게 악착같이 우상에 근접하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는 물질적으로는 더 나은 사람을 살아가고 경제적으로도 더 나은 위치에서 부자 흉내를 내며 살아가기도 한다 자신만의 금송아지의 크기를 키우고 그 힘으로 다시 우상의 크기를 바꾼다

어쩌면 시대의 상황 속에서 물질의 우상화에 물든 이들이 바라보면 그렇게 살아가지 않는 사람들의 삶은 도태되어 보이고 그들의 우상화 거리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자연히 멀어진다 우상화에 지든 눈으로 바라보면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초라하고 힘없어 보이고 말이든 행동으로든 마음껏 짓밟아도 좋은 민초에 불과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의 지켜 온 사람들은 낮은 데서 힘없고 나약한 존재들의 집념이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랜 세월이 지나고 학교동기 동창들을 만나고 보니 그들의 삶의 방향성은 다양하게 나뉘고 있다 하지만 크게는 네 가지로 간추릴 수도 있다 물질의 우상화를 긍정적으로 사용한 경우 혹은 부정적으로 사용한 경우 물질을 우상화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사는 경우 아닌 경우 이렇게 말이다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그들의 행동은 드러나게 된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가진 것을 선한 의도로 사용하는 경우 사람의 급수를 물질로 재고 나은 체하는 보이기만 급급한 경우 타인의 삶과 물질에 무관심한 경우 스스로를 비관하는 경우 등이 그것이다 가장 힘든 관계는 아주 눈치가 빠르게 행동하며 모든 기준을 물질의 잣대로 사람을 판단하는 경우이다 

살만큼 살아와서인지 살만큼 살았음에도 아직인지 어떻게 판단해야 옳을지 모르겠지만 오랜 세월 못 만나다가 만나서인지 그런 모습들이 여간 거슬리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이 자신이 더 우월하다고 여기는 경우에 이러한 행동이 나타난다

대화의 주도권을 쥐고 마음대로 한다거나 실제의 형편은 그것에 미치지 못하지만 고급 잡지에 나오는 사진 속 인테리어를 애써 갖추어 놓고 손님을 청하고 자신들이 꾸면 놓은 보여주기의 용도도 집안의 모든 물건을 잘 진열해 놓고 손도 대지 못하게 하고 자신들도 사용하지도 지도 않는다 

그리고 실제로 살아가는 물건은 커다란 보따리를 어느 구석에 찡 박아 놓고는 손님들이 가고 나면 펼쳐서 사용하고 있다 현실의 삶과 보여주기의 삶이라는 이중적인 삶의 방식을 택해 고단해 보이는 일상을 마치 드라마 촬영하듯 우상화의 삶에 근접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감탄하고 칭찬하는 거기서 행복감을 느끼나 보다     

우상화에 근접하기 위해 갖은 애를 다 쓰는 모습이다 자신이 가진 것보다 더 나은 사람 즉 자신의 우상에 근접하거나 유사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자신이나 산분 외양 등을 더 잘 꾸미고 포장하기 위해 자신보다 나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자신의 격보다 더 나은 집과 차를 갖고 뭔가를 자꾸만 부풀리며 자신의 우상과 근접한 위치에 있는 것처럼 헷갈리게 한다 

한번 둘러보면 주변에 이런 지인들은 늘려 있다 이럴 경우 한 두 번 만나면 더 이상은 대하기도 싫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대화조차도 상대와의 공감대는 고려하지 않는다 화제 또한 자신의 우상에 대한 내용으로 점철되고 허황되어 보이는 삶이나 내용들로 그리고 자신이 가장 빛나던 순간에 언제든 머물러서 더 이상 나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이제 그만 나이가 들대로 든 만큼 다양한 우상화 놀음은 그만하고 자기 다운 삶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하고 싶다 최소한 다른 사람에 상처를 주거나 피곤하게 하거나 자랑질하는 유치한 행동만큼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자신이 행하는 일들이 상대에게 어떤 영향력을 지니는지 조금이라도 인류에 어떤 공헌을 하는 일인지 그리고 자신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 건지 다른 사람의 삶을 베껴서 그대로 다시 내놓은 표절인지 작은 행동 하나도 진심으로 상대를 대하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라고 나이가 들면 든 만큼 우상에서 벗어나기가 더 어렵다는데 그래도 발버둥을 치면 가능하지 않을까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 참 다양한 사람들이 시시때때로 변하며 적응하고 살아간다 


<그냥 살아 남의 것 베끼지 말고 자기답게 단 하루만이라도 그렇게 살아 봐>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것을 모방하고 그 모방에서 시작해서 창작에 이른다고 하지만 나이가 들면 모방에서 창작으로 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그들의 걸음걸이처럼 느리니 도중에 창작으로 가는 길을 잊어버거나 너무 오래 앉아 쉬다보니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걸까 이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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