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은 어디서 오나
기적을 낳는 감정 중 하나가 간절함이다 지재유경志在有逕 유지경성有志竟成 일각삼추 一刻三秋 학수고대鶴首苦待 연경학망延頸鶴望 감당지애甘棠之愛 심상사성心想事成 득의지추得意之秋 근자필성勤者必成 마부작침磨斧作針 마부위침 등은 모두가 간절함을 담고 있는 말이다
탈무드에 따르면 간절함이 없는 꿈은 희망사항일 뿐이고 또 공자는 학문도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말들이 아니고서라도 우리는 간절함과 그 간절함에 대한 응답이 없다면 어떻게 이 고단하고 힘든 세상을 잘 살아 낼 수 있을까
간절함으로 성경필사를 하는 기독교인도 있고 매일 아침 삼천배 혹은 만 배를 하는 불자도 있다 새벽이면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놓고 길 떠난 남편이나 자식이 무사하기를 바라는 아낙네의 간절함도 있고 바다를 바라며 망부석이 된 아내의 간절함도 있다 세상 곳곳에는 다양한 간절함이 늘 존재하고 그 간절함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드는 노력이 있다면 세상 이루지 못할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고 가시밭에 길을 내어도 지나가는 사람 있는 생활 속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일지라도 아무리 간절하게 노력하고 빌어도 이루어지지 않는 일도 있다는 것을 웬만큼 세상을 살아본 사람들은 다 안다
그래서 겉멋 든 노년의 종교적 지도자가 하는 설교에는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응답이라며 옳지 않기 때문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이루어지지 않는 기도도 신의 응답이라는 그럴 싸한 말로 신도들의 간절함에 찬물을 끼얹거나 포기하게 만드는 재주도 있다
하기 좋은 말로 엄숙하게 간절한 기도에 대한 응답이 이루어 지지 않는 이유를 들이대기도 한다 기도하며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며 억지춘향 끼워 맞추기식으로 절제를 언급하기도 한다 간절함으로 이루어진 명언에서 그들의 간절함이 얼마나 기가 막히면 이런 말을 할까라는 생각까지 들곤 한다
그 마음이 내 마음이라는 동질감도 느낀다 뜻한 바를 다 이룬 사람은 세상에 많지 않다 뜻한 바에 욕심을 내려놓은 사람은 더 드물다 뜻한 바가 없는 사람이 더 많고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바쁜 사람이 대부분인 각박한 현실이지만 오랜 시간을 달려온 사람들은 한 번쯤 내가 가장 간절했던 기억을 되새기게 된다
그리고는 이루어지지 않으면 죽을 것 같던 그 간절함의 기도가 이루 졌는지 혹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도 여전히 살아남아 그 간절함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고 있는지에 되새김질을 하며 지나간 시간의 간절함에 가끔 씩 목이 메기도 한다
죽어가는 부모 형제 친지를 바라보며 살아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시험 앞둔 자식이 합격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멀리 떠나 사는 아이의 건강과 안녕을 간절히 기도하고 함께 사는 가족의 건강에 간절함을 담아 살다 보니 한평생이 어느새 지나가 버린 것을 뒤늦게 깨닫기도 한다
그래도 간절함을 가장 잘 경험한 사람 중 하나는 세상의 어미들이 아닐까 자신의 꿈이나 삶을 위해서는 단 한 번도 간절함을 담아내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만약 신이 단 한 번의 간절함을 사용하라고 한다면 그 역시도 자신을 위해서는 결코 사용하지 못할 사람, 그게 어미라는 것을 살만큼 살아보니 알겠다
간절함이 기적을 낳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한 곳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고 긍정과 희망을 갖고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그곳에 도달할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간절함이 통한 순간을 한 번이라도 경험했고 그 경험을 기억한다면 간절함이 필요한 순간에는 누가 말하지 않아도 그 간절함으로 바라는 바를 이루도록 기도하게 된다
고기도 먹어 본 자가 그 맛을 알 듯이 간절함에 응답을 받아 본 사람은 간절함으로 구한 응답을 다시 받기 위해 더 안간힘을 쓰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어쩌면 그 힘으로 힘든 생을 버텨왔는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간절해 보지 않은 사람이 어찌 보면 더 편하게 생을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간절함이 어떤 감정인지에 관심도 없을 만큼 무디고 편하게 살아갈 수도 있다
간절하기 전에 모두 다 이루어지고 언제나 만족할만한 수준에서 살아왔거나 혹은 그런 환경에 이르렀다면 간절함이 쌓일 겨를이 없었기 때문에 그만큼 간절함의 감정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은 당연하리라 한편으로는 이러한 굴곡이 없고 평탄한 삶을 산 것은 복 중의 복이다
그렇다고 그러한 삶이 꼭 가치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간접 경험이나 역지사지 배려 등의 이타적인 사고를 경험할 기회를 갖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 기준에서 상대를 평가 내리고 상대를 단죄하며 살아간다면 인생살이에 대한 깊은 맛은 없고 타인에 대한 이해심도 부족하고 어쩌면 인간미를 잃어버린 평범한 무미 무맛의 삶을 살아나는지도 모른다
그런들 어떠랴 대부분의 굴곡진 삶을 산 어미들은 아마도 자신들이 살아온 굴곡지고 상처뿐인 삶이 아니라 늘 자식에 대한 삶이 그저 평온하기만을 간절히 바라왔는지도 모른다 간절함으로 삶을 살아낸 자들의 간절함은 자식이 많다면 자식만은 자신과는 같은 힘들고 굴곡진 삶을 살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그 마음이지 않을까
결국 산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간절함의 연속은 아닐까
그 간절함의 결과로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가장 가까운 마음은 자식을 위하는 어미의 마음이 아닐까 지금도 세상의 부모들은 어느 자리에서든 가장 간절한 마음으로 자식의 앞날을 위해 밤낮으로 에너지를 모으고 있으리라 그리고 그 간절함은 반드시 엄청난 기적을 낳고 그 기적으로 그들이 우뚝 일어서기를 바라면서 털끝 하나도 다치지 않고 세상을 살아내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쏟아내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