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가지나물
가지는 별 모양의 보라색 꽃이 피고 가지가 열고 난 뒤에도 열매의 받침 역시 다섯 개로 열매를 받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시대부터 먹어왔다고 하니 우리의 DNA 속에는 가지가 들어 있어 왠지 언제나 친숙하게 다가온다 완전히 익지 않은 가지에는 솔라닌 독성이 있다고 하니 가급적이면 짙은 보라색을 지닌 가지로 고르는 편이 좋다
즙이 있는 폭신함에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가지의 경우에는 구이나 나물 등 몇 가지 방식으로 먹어 보기도 한다 가지는 텃밭작물로 아주 잘 자라는데 텃밭에 한두 포기만 심어도 반찬으로 한 여름을 보내기는 안성맞춤이다 나도 내년에는 베란다 텃밭에 두어 포기 심어 기를 생각이다
오늘 나는 가지를 사서 엄마의 가지나물을 해 먹어 볼 참이다
엄마의 가지나물은 다른 사람들이 만든 가지나물과는 좀 달랐다 가지를 깨끗이 씻어서 칼로 자르지 않고 통으로 찜통에 살짝 찐다 찐 다음 젓가락으로 찔러 젓가락이 들어가면 불을 끄고 식힌다
손으로 잡아 따끈할 정도로 가지가 식으면 가지를 손으로 쭉쭉 찢어서 국간장 다진 마늘 대파 들깻가루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는 조물조물 무친다 양념된 반쯤 익은 가지를 도자기 그릇에 담아 다시 찜통에 넣고 한소끔 불을 올려 준 다음 끈다
이렇게 만든 심심한 맛을 내는 가지나물은 어릴 적 식탁에 오르자마자 늘 동이 났다
한 젓가락씩만 잡아도 그 크기가 제법 커서 몇 번 먹지 않아 나물 그릇은 바닥을 보였다
나도 오늘 먼 곳에 사는 친구가 가져온 가지를 가져다가 엄마의 가지나물을 했다 국간장 대신 액젓을 쓰고 들깨가루는 없어서 못 넣었다 그 맛이 나지는 않았다 너무 커서 먹을 수 없다고 자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나는 절대 자르지 않겠다고 하고 추억 속 엄마의 가지나물을 만들어 나만 푸짐하게 먹었다 슴슴한 추억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