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詩集『봄봄봄』
눈물
눈물은 어느새
가장 작은 구멍에서
스스로 흘러나온다
뜨겁고 따뜻하고 깊게
흘러나와 돌덩이처럼
차가운 마음을 녹인다
기억의 작은 틈을 비집고
거대한 빛을 내는 해처럼
불쑥 찾아온 손님처럼
알알이 여문 기쁨처럼
주렁주렁 달린 행복처럼
눈물은
넓고 긴 인생의 강을 따라다니며
언제건 어디서건
내 몸이 내놓은 이슬이다
단단한 그 무엇도 단숨에 무너뜨리는
그리고 다시 걷는 힘이 되는
순수의 증표이다
눈물은 사람의 몸이 내어 놓은 이슬이다 그 이슬방울은 쉽게 아무 때나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제 몸에 슬픔이 많을 때 감당이 되지 않을 때 저절로 새어 나오는 것이다 황량한 날 슬픈 날 가슴이 뻥 뚫린 온통 무너져 내리는 날 기븐 날 감사한 날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날 저절로 눈물은 흐른다 주르르 흐르기도 하지만 그냥 눈가를 적시기만 해도 온 마음이 촉촉해온다 울어본 사람들은 안다 눈물이 왜 따뜻하고 고마운지를 울고 나면 눈물이 흐르고 나면 마음이 정화되고 세상이 다시 보이는지를 안다 내가 아는 나만의 감정을 누구도 알지 못하는 정직함을 가진 감정이 눈물 속에 있다 감사한지 서러운지 행복한지 기쁜지 슬픈지 답답한지 아무도 모르지만 자신은 그 눈물 속에 자신이 지닌 감정을 정직하게 배합해서 내 보낸다
그래서 눈물을 흘리며 웃을 때도 있고 눈물 나게 고마울 때도 있고 주체하지 못하는 서러움이 폭발할 때도 있다 몸이 내는 이슬 과한 슬픔이 넘쳐 나오는 결정체, 눈물로 마음의 창인 두 눈을 닦고 나면 새롭게 마음을 먹고 새 세상이 열린다
눈물을 사랑하는 사람을 알지 못하지만 눈물을 고마워하는 사람도 알지 못하지만 눈물이 나지 않으면 꽃잎 위를 구르는 첫 이슬처럼 눈물은 아름답다 슬픔을 녹이는 힘을 가진 행복을 더하는 능력 있는 눈물은 거대한 폭포수가 지닌 위력보다 더 아름답다
눈물이 아름답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생이 아름답다는 것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