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詩集『봄봄봄』
기쁨
비밀을 아는 것이
친한 사이의 비결이라면
숨소리에도
마음 쓰는 것이 사랑이라면
혼자 가지기에 아깝고
나누는 행복은 기쁨이다
하루를 열고 하루를 닫는
평온과 충만이 물든
단 하나의 기쁨이 온갖
벅찬 괴로움을 이기게 하나니
가끔씩 생각한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슨 힘으로 견뎌왔는지 왜 버텨냈는지 그간의 삶이 녹록잖았지만 무엇이 나를 살게 했는지 돌아보면 사람마다 내게 던지는 무게를 알게 했다 결코 무겁지 않은 무게들을 견뎌야 했고 어떤 사람은 내내 기쁨이 되기도 한다
내게 기쁨을 주는 이인지 내게 부담을 혹은 슬픔을 고통을 주는 이인지는 지나온 날들을 되짚어보면 알게 된다 혈연지연의 관계 속에서 그 정도를 헤아려 보면 계속 만나 기쁨을 얻는지 아닌지를 알게 된다 문득 아침에 일어나서 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늘까지의 내 삶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기쁨을 느낀 매 순간 함께한 사람이나 감정의 종류는 어떤 것이었나 생각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그건 슬픔의 눈물도 후회의 눈물도 아니었다 고마움의 눈물이었다
나에게 와 준 것만으로도 기쁨이었던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부담을 주고 상처를 주고 기대하고 실망하고 이제 그런 감정 개입을 하지 않기로 한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로 마음먹는다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이 마음 그대로 가지려고 한다
삶이 더 가볍고 유쾌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어떤 과정도 어떤 결말도 마음 쓰지 않고 바라만 볼 뿐이다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지만 다 해주고 싶은 마음만 보탤 뿐이다 그리고 가진 슬픔 아픔 고통이 말끔히 다 사라지도록 기도할 뿐이다
원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얻도록 힘들게 살지 않도록 운이 좋도록 건강하고 오래 살도록 행복하도록 모든 기쁨을 맛보도록 많은 수 기쁨이 날아들도록 내가 느끼지 못한 행복도 다 누리도록 그렇게 살아가도록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