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詩集『어느 봄날의 일기』
첫이불
태어나서 처음 덮는 이불
엄마, 따뜻하고 포근한
그 이름 하나로
안심이 되는 착한 이불
결혼해서 처음 덮는 이불은
꽃길만 걸으라고
연분홍빛 사랑이 넘치라고
이름지은 꽃이불
무수한 이불을 덮고 살면서
이유를 기억하지 않으면서
무심코 끌어당겨 잠에 드는
누구에게나 있는 안심 이불
우리는 이불을 덮고 잠이 든다 아무리 쪽잠에 들어도 이불이 없이는 잠에 들기 쉽지 않다 때로는 신문지 한장이 이불이 되기도 한다 그 만큼 무엇엔가 보호를 받고 있다는 느낌으로 안심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몸을 덮는 이불은 차렵이불 안단이불 홑이불 등의 다양한 형태로 우리 앞에 있다
원단조차도 무수히 많은 재질과 색감 형태 등으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모를 정도의 다양성을 지닌다 하지만 의미로 치면 이불은 단순하다 태어나서 덮는 첫이불과 신혼 첫날 덮는 첫이불 그리고 늘 생활하면서 별 의미 없이 사고 버리고 바꾸는 이불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의미를 찾기 보다는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하루 7-8시간을 휘감고 자는 이불은 얼마나 중요한지 삶에 어떤 의미를 지녔고 어떤 의미로 덮고 있는지 사는지 살면서 이불은 정말 자주 함께 하는데 왜 우리의 일상에서 그다지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지 이불 같은 사람의 존재는 누구인지 등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