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by 김지숙 작가의 집

시집詩集『어느 봄날의 일기』




풍경



눈앞에 놓인 찻잔을 바라다가

창밖을 바랄 때가 있다

창밖보다는 담너머를

담너머를 바라보다가는

세상 밖이 그리울 때가 있다

세상 어디선가 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 올 것 같은 마음이 들 때가 있어

그 마음 오래도록 창 앞에 걸어둘 때가 있다





사람의 마음은 자주 바뀐다 가만히 있고 싶다가도 불현듯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저 창밖을 바라면서 창밖 풍경들을 하나둘 즐기기도 한다 오고가는 사람들 바람이 일렁이는 풍경 풀잎이 움직이는 모습 간혹 지나가는 자동차까지도 놓치지 않고 바라본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구름의 모습들은 또 얼마나 다양한가 한시도 같은 모습을 하지 않지만 한번도 하늘의 구름에 실망한 적도 없다 늘 변화무쌍하여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하다

사람도 풍경일수 있다 바라만 봐도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욕심이나 후회나 그런 감정들이 더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냥 사람이라서 아름다울 때가 있다 그런데 그런 아름다움이 일시적인지 지속적인지에 대한 확신은 별로 없다 살면서 살아있는 사람 잘 아는 사람들 가운데 그런 사람들은 드물다

드라마 속에서 멋진 사람의 역할을 하는 것을 보고 아름답다고 반할만큼의 나이도 감정도 아니지만 간혹 그런 느낌을 갖긴 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