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진포 호수

by 김지숙 작가의 집

에세이集『지난날이 내게 말했다』



화진포 호수




화진포 호수를 한 번 보고 나면 어지간한 호수를 보고서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한국의 호수 중에서는 자연스러운 경관이 단연

1위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16킬로에 이르는 둘레길을 일정상 걸어보지는 않았지만 동해 끝자락의 화진포는 꼭 한번 걷고 싶은 자연 석호이다 겨울이라 억새와 갈대가 제모습을 완벽하게 갖추지는 않았지만 그대로의 모습이 화진포의 민낯을 보여주는 데는 충분했다

화진포는 어느 쪽에서 봐도 겹겹이 둘러싸인 산이 그림보다 더한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준다 바로 옆에 있는 화진포 습지에는 부들 작살 부처꽃 큰 고랭이 패랭이 갈대 수양 쑥부쟁이 원수리 매화 등이 산다고는 하나 철이 일러 그 흔적들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천천히 눈길을 주면 한창때의 모습을 떠올린다

이곳은 바다를 끼고 있지만 호수의 경치도 참 좋다 큰뜰천교를 건너면 바로 초도 습지, 이곳을 조금 더 지나가면 이승만의 별장이 나오고 죽성습지 금강습지를 만날 수 있다 그 밖에도 김일성 별장을 거쳐 해양박물관에 이르게 된다 이기붕 등이 별장을 지어 나름의 휴식을 한 걸보니 화진포 풍광의 위력을 느끼게 된다 그 밖에도 화진포 생태 박물관이 있고 자전거 대여소도 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이런저런 곳을 샅샅이 구경하는 재미도 솔솔 할 것 같다

때마침 두루미 청둥오리 멀리서 봐서 잘 알 수 없는 철새들이 떼를 지어 물 위에 둥둥 떠 다니고 인근의 논밭에는 기러기떼들이 엄청난 수로 떼를 지어 까맣게 땅을 덮고 있었다 간혹 남쪽에 살 때에는 까마귀 떼가 논밭을 뒤덮거나 전깃줄에 앉아 있는 모습들을 본 적이 있고 주남지나 을숙도 다대포를 가면 볼 수 있는 철새들이 이곳 화진포에는 전혀 다른 종의 철새들이 대규모로 모여있는 모습들이 이색적이었다 화진포는 다시 한번 찾아 둘레길을 걸어보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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