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물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지붕을 넘어 무리지어
서로를 껴안으며 내게로 왔다
흐르기 위해서 아니라
만나기 위해서 먼길을 단숨에
산넘고 숲너머로 왔다
물이 내게 말을 건넨다
돌을 두드리고 나무를 만지면서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여린 몸으로
가장 맑은 얼굴로
너를 만나기 위해
밤새워 달려왔다고 쳐다봐 달라고
그리스신화에는 유동 물과 관련된 신들이 많다 바다, 지진, 돌풍의 신 포세이돈Poseidon을 비롯하여 비디의 신 폰토스와 대지의 신 가이아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네레우스Nereus, 대지의 끝을 둘러싸고 흐른 커다란 강의 신 오케아노스Oceanos, 포세이돈과 암피트리테의 아들로 상반신은 인간, 하반신은 인어의 모습을 한 트리톤Triton, 아킬레우스의 어머니이자 물의 요정인 테티스Thetis가 있다
우리 설화 가운데도 물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수도 없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용궁과 관련된 설화들에는 깊은 물을 의미하는 인당수에 몸을 던진 내용의 심청전을 비롯하여 귀토지설 구운몽 등와 임해정(臨海亭)에서 해룡에게 납치되었다가 귀환하여 해중(海中)의 일을 말하는 '수로부인조'水路夫人條가 있고 '작제건설화'作帝建說話에서도 용왕의 덕으로 살아남은 작제건이 있다
'욕신금기설화' 浴身禁忌說話라는 구비설화에서도 용궁이 화소로 나타난다 그밖에도 물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퇴계 선생이 강아지로 변한 공지를 양육한 보답으로 평생을 물고기 반찬을 먹었다는 '공지천' 설화에서도 들을 수 있다 우리 선조 들과 인류의 조상들은 물과 관련된 수많은 이야기들을 전해왔고 그와 더불어 살아남았다 우리는 물 공기 태양의 여부로 생존의 확률을 결정하는데
일어나서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바닷물이다 그래서인지 자주 물이 마음을 파고 든다 단단한 심장을 어루만지기도 하고 힘없는 자리를 강하게도 만든다 물은 창조 정화 재생의 의미를 지지고 양수를 상징하는 생명성을 뜻하기도 하고 새로운 변형 등을 상징하기도 한다
세면기의 물로는 얼굴을 씻지만 앞에 보이는 바닷물로는 머릿속을 그리고 마음을 씻는다 물이 생명의 근원이라는 말은 물이 없으면 어떤 생명체들도 살아 남을 수 없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오늘 그 물들이 오늘 내게로 왔다 감당되지 않을 만큼 내 머릿속에 덮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