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몽희

by 김지숙 작가의 집

이몽희


인간의 손은 노력과 기술력 솜씨 등을 대변하는 의미로 사용되며 위생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한편 감성적 의미작용으로는 대조적으로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손은 회개와 경외의 의미를 뜻하고 때로는 항복과 믿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손이 가지는 1차적 상징적 의미는 힘 지배 보호를 의미하고 켈트족은 영적인 힘 주권 권위를 상징하며 인디안의 경우, 주요한 연설은 손을 통해 이루어졌다

불교에서는 손의 위치에 따라서 다른 의미를 가지는데, 엄지와 검지의 끝을 맞닿게 해서 가슴의 앞으로 모아주면 가르침을 의미하며 오른 손 손바닥을 앞으로 보이도록 하여 늘어뜨리면 연민 베푸는 것들 의미한다 손바닥을 위로하여 무릎에 올려 놓는 이 자세는 명상을 의미하며 오른손 바닥을 살짝 들어주면 두려움이 없음 금욕 단념을 의미한다 기독교에서도 오른손 손바닥을 들어주면 기도를 의미하며 사악함을 물리치고 보호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공통적으로 깎지를 낀손은 통일 단일화 제휴 협력충실을, 꽉쥔 손은 억제 억압 탄압을, 머리위로 올린 손은 포함 수용 솔직 관대를, 가슴에 위치한 손은 헌신 진심 성실 자각 인식을. 포개어 진 손은 명상, 수동성 만족을 의미한다 이러한 의미를 생각하면서 시를 읽는다면 한층 더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산은 언제나 나를 밖으로 내 보낸다

가늠할 수 없는 빛깔과 소리의 흔들림으로

그가 세상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일러 보낸다.

그러나 산자락만 다 빠져나오면

산이 당부하던 말 말끔히 잊고 말아

돌아보면 산은 그 자리에 없고

빈 길만 아득히 뻗어 있다.

돌아와 지친 몸을 어둠 속에 묻으면

산은 내 꿈속으로 소리 없이 날아들어

나는 잃어버린 그의 말을 찾아 두 팔을 허우적거리지만

꿈속에서 산은 또 얼마나 공허하게 가슴만 치고

돌아보지도 않고 그의 길을 되짚어 가곤 했는지

산이 떠나고 나면 내 꿈은 걸인처럼 가난하여

빈자리를 물 같은 그리움으로 채우면

청춘의 어느 날처럼 가난한 가슴은 더 서늘해지고

고개를 묻고 혼자 걸어가는 길 저 끝에

담티재*墻峙 넘어 떠나간 첫사랑 같은 산이

그 날처럼 팔랑팔랑 손을 흔들며 걸어가고 있다

-이몽희, 「산」

* 경남 凊光에 있는 고개




이몽희의 시 「산」에서 인간의 손은 다른 인체보다 우선하여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데, 자주 사용된다. 이 시에서 주된 비언어적 요소의 주제는 ‘빠져나오’고, ‘두 팔을 허우적거리’는 두 팔에서 찾게 된다. 또 ‘가슴을 치고’ ‘걸어가’는 행위들에서도 화자는 독자에게 공허함의 의미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 화자는 자신이 처한 환경의 영향권 내에서 자신의 시선에 담긴 행위로 상황에 대처하는 심리가 나타낸다. 시 전반에 흐르는 반복된 ‘허무’의식은 공허하고 슬프다. 이를 강조하려는 장치의 가 바로 허우적거리는 ‘두 팔’이 된다.

또한 이 시에서 화자는 언제나 변함없이 화자에게 고귀한 존재이거나 이상적 자아가 추구하는 삶의 표상이 된다. 그래서 화자는 산의 말을 듣고 산자락을 빠져나오지만 막상 산이 한 말은 말끔히 잊는다. 그리고 산이 없는 그 자리는 한없이 공허해 한다. 하지만 꿈속으로 날아든 산을 찾자고 허우적대지만 화자는 끝내 그 산을 찾지 못하고, 가슴도 꿈도 가난하다고 여긴다. 인간이 스스로를 치유하는 능력을 자기 내면에 지녔다고 가정할 때,

이 시의 화자는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이전보다 더 단단한 숨어있던 자신의 강한 힘을 깨닫는다. 서늘하고, 가난한 추움과 그리움의 시련을 견뎌낸 화자에게 산은 이제 더 이상 손닿지 않는 떠나와야만 하는 이별의 산이 아니라 옛 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는 성장하기 위한 상실이다. 그 상실은 더 깊이 성숙하기 위한 화자의 첫사랑의 기쁨과 자부심이 가득한 소중한 존재가 되어 화자의 길을 환하게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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