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감정의 시간들이 지나고 있다.
밤은
어둠에게
자리를 주고
인사도 없이 떠난다.
우리의 시간은
어둠 뒷통수에 걸린
컴컴한 모자.
어둠은
새벽에게
자리를 주려 하고
새벽은
뒷통수에 걸린
모자에게
귀퉁이를 할애하고
시간은
검은 구름
몰고와
새벽에게
비를 나누고
검은 비는
건조한 가슴에
촉촉한 풀잎
싹 튀우고
자리를 비우면
인사도 없이 떠난
밤이
시간을 끌고
돌아와
자리를 잡는다.
밤과 어둠이
시간을 휘두르고
비와 먹구름이
가슴을 누르고
싹이 돋아난
자리에
컴컴한 모자가 걸리고
밤이
어둠에게
자리를 내어주고는
인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