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나, 그뿐이다' 이야기의 속 이야기
나는 나를 찾고 싶었다. 그래서 모든 것을 그만두고 열심히 나를 들여다보았다. 나는 나를 미워했고, 과거의 나에게 상처 주었던 사람들을 미워했다. 동시에 나의 상처를 감싸려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을까 봐 또 앞으로 상처를 주게 될까 두려웠다. 말 그대로 미움과 두려움으로 가득한 나였다.
매일 감정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사람들이 나에게 건네는 '힘내'라는 말이 점점 더 버겁게 느껴졌다. 나는 그렇게 더 동굴 속으로 파고들었다. 오답뿐인 답안지를 들고 나는 정답이 아닌 해답을 찾기 위한 인생을 살겠노라 다짐했다. 무언가 그럴듯한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 한순간 만족했고 나는 더 그럴듯한 말들을 찾았다.
'보석이 되고 싶지 않다, 더 이상 나를 빛나게 포장하고 싶지 않다, 나는 여전히 돌멩이다' 그 말들로 나를 포장했다. 마치 이제는 어떤 욕심도 없고 모든 것을 해탈한 사람처럼. 모든 걸 포기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말했다. 고작 그 숨 하나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매일 눈을 뜨지만 그때마다 절실히 깨닫게 되는 현실을 마주하기 싫어 어린 시절의 낭만을 찾았다.
매일 의미 없이 앉아 있는 나를 보며 웃어도 괜찮다고 말했고, 매일 남들과 비교하는 내가 못나보였지만 나를 비난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래, 날씨도 매일이 다르니까 시시각각 달라지는 나의 근거 없는 변덕도 오히려 좋다.' 이렇게 어느 순간 합리화와 정당화가 너그러움이 되었고, 이미 넘치게 관대했지만 더 너그러운 내가 되자고 말하며 나를 안주하게 만들었다.
서툴 것 없이 그저 흘려보낸 하루에도 '살았다'라며 의미를 부여했고, 괜히 설렘을 들먹거리며 다음의 계절이, 아니 당장의 내일이 마치 기대된다는 듯이 말했다. 하기 싫은 것을 버티며 할 자신이 없어서, '좋아했던' 지금은 '싫어진' 그것과 거리를 두라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했던 것들을 회상하며 시선이 닿는 곳곳에 스며든 추억만을 붙잡고 있었다.
사실 느리게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빠르게 나아가질 못하는 불안감을 없애려 스스로의 인생을 완행이라 칭했고, 이미 때를 놓쳤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 지금이 적당한 때라고 둘러댔다.
이게 진짜 나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과거를 변명하고, 여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저 나를 찾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나는 제자리였고 앞으로 나아가질 못했다.
그래서 이제는 그다음의 첫걸음을 내디뎌 보려고 한다. 내일부터 당장 마음에 불씨가 생겨서 굉장한 무언가를 시작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아마도 꽤 오래 방황을 이어갈지도 모른다. 그래도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도착한 곳에서 나의 발자취를 따라 거꾸로 거슬러 와 보면 나의 첫걸음이 어쩌면 불씨였음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