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
어제 굉장히 불안 속에 살아봤다. 단순히 생존하겠다는 불안이 아니다. 사회에서 사람 대 사람의 관계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불안감을 온몸으로 맞으며 나는 성숙해졌다. 처음에는 성숙해진다는 것은 단순히 어른이 되어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성숙해지는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나 또한 일을 하며 배운 것이긴 하지만 나는 성숙을 다른 정의로 내리려고 한다.
나는 인턴 마케터에서 어제 정직원전환 통보를 받았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인턴 기간이었다. 혼자 삽질하고 성장에 허우적대는 경험을 몸소 느끼면서 점차 무기력해져만 갔다. 나는 2주가 남은 어제, 면담을 통해 강력하게 얘기했다. 직접 얘기하진 않고 뉘앙스만 풍겼다.. 소심한 남자니까 ^^...
"인턴 기간이 앞으로 2주가 남았습니다. 제가 기획력이 부족한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보완할 부분은 저도 스스로 보완해올 텐데 우려스러운 것은 남은 기간은 2주인데 아직도 관련해서 말씀이 없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 또한 인턴기간에 실제 업체를 인수인계를 받으며 한 달이라는 기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난 지금부터 준비해도 2주인데, 모든 업체들의 인수인계를 작성해야 한다면 내일 당장 말씀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일주일 남기고 인수인계 가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묵혀왔던 감정을 주체 하지 못했다. 다소 눈을 부릅뜨고 나도 더 이상 여기서 나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거라면, 나도 더 준비하고 다른 곳에서 준비하겠습니다라는 느낌으로 말씀드렸다. 리더는 고민이 많아 보였다. 아직 부족한 건 맞는데 태도나 성과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니까.. 나의 업체를 누구에게 줘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고민을 이제 와서 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9월 말 미션과 요구사항들을 수행하고 제시하였으나, 추석 연휴, 이후로도 약 일주일 정도 피드백이 더 없었다. 나는 그 당시에 느꼈다. '아 나한테 이제 바라는 게 없구나, 허무하다. 업체를 더 성공시키고 싶었던 나의 욕심은 동기부여로 치환하여 성장해야겠구나 생각했다'
나의 직감이긴 하지만, 나의 직감은 잘 맞아떨어질 때가 많다. 슬슬 나갈 때 돼 보이니까 "너 부족한데, 태도나 성과가 안 좋은 건 아니니 정직원 전환시켜줄게 축하해" 비상식적인 이끌림이 있었나 잘 모르겠다. 나는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통보를 받고 이후에 기쁨보다는 화남, 벅참, 안도가 들었다. 3개월 차였으면 기쁘기만 했을 것이다. 나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기분이라 '내가 기필코 더 성장해서 아니라는 걸 증명해 낼 거야' 꺼졌던 불씨가 다시금 타오르는 기분이라 나름 설레기도 했다.' 하지만, 정직원 전환 통보를 받으며 뭐야? 내가 생각했던 상식에서 벗어난 결과에 어이가 없었다.
잠시 마음을 추스르고 나는 목표를 재설정했다. 나의 화남과 벅참을 회사 내에서 성과로 치환하자고 생각했다. 내가 부족했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다시금 체크하려 한다. 업무 외에 자기 계발을 꾸준히 해서 대체 불가능한 직원이 되고 부족했다고 생각했던 직원이 에이스 직원이 되는 스토리를 써 나가려고 했다.
그러다 어제의 급발진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클라이언트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 것이다. 아찔했다. 다른 사람들의 공격을 처음으로 받아본 나는 너무나 불안 속에 빠져들었다. 나를 마케팅하면서 나에게 욕하는 건 전혀 상관이 없었다. 난 그런 사람들에게 감정을 쏟지 않는다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알리려다 보니, 내가 통제할 수 없음에 엄청난 불안감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마 화남과 벅참이라는 감정이 지켜야 할 부분들을 제쳐두고 급발진한 탓이라 생각한다. 아니면, 내가 정말 몰랐었던 것일 수도 있다. 다시 돌아와서.. 나는 GPT에게 나는 불안이 엄청 많은 사람인 것 같아. 어떻게 하면 나의 불안을 줄일 수 있지? 물어보니까 상상이상의 답변이 돌아왔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리하라 했다. 나는 곧바로 이행했고 나의 책임과 행동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었고 상대방의 언변과 비아냥대는 것은 통제할 수 없었다. 크게 쉼 호흡을 하는 것보다 엄청난 효과가 있었다. 둘째 나는 죽지 않는다라고 생각해라. 입속으로 10번 이상은 더 외친 것 같다. 심호흡과 함께 진정시키기 시작했고 마지막으로 불안한 감정은 인생에 있어서 지속되는 것으로 바라보는 연습이라 했다.
사람들은 모두가 불안 속에 살아간다. SNS 보니까 왜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잘 살지? 나도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 어떡해 나 도태되고 있나 봐... 나 이거 돈 받으면서 집은 살 수 있을까?, 나는 평생 혼자 있다 죽어버릴지도 몰라. 등 인생이 어차피 불안이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나를 진정시키면서 불안을 통해 '자기 통찰'을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을 바라보게 되었고 나는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문제를 대면하려 하는구나. 하지만, 초반에는 분리하지 못하면 지구 끝까지 불안감으로 나를 몰아가 회피까지 생각하며 극과 극의 나를 볼 수 있었다. 이는 모두 나 스스로가 중심이 잡혀있지 않았기 때문. 첫 경험. 나의 성향. 나의 상황 등 모두가 총 집합한 오합지졸이었다.
하지만, 그런 불안감을 통제하려 하다 보니 메타인지를 하게 되었고 해결방법을 찾고 있는 나 스스로에게 뿌듯함을 느꼈다. 그러면서 욕심은 적당히 부려야 하며, 불안감을 해소하고 시야는 넓게 봐야 하며, 큰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눈앞에 있는 작은 성과들을 쌓아가는 연습을 하는 게 인생인 것 같다 느꼈다.
지금의 글이 어느 날보다 길었던 이유도 큰 깨달음을 얻어서 이다. 아직 불안을 통제하는 것이 완벽하진 않다. 밤을 거의 새웠으니까 말이다 ;;ㅋㅋㅋ 말만 청산유수; 아무튼 나는 이 연습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를 다시 한번 불안한 불구덩이로 계속해서 미뤄 넣고 계속 메타인지하면서 버티는 힘을 배우는 것이다.
버티고 쌓이고 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 나의 모습은 나와 사랑하는 여자친구와의 아이들에게 좀 더 성숙하고 지혜로운 삶을 물려줄 수 있는 성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첫 사회생활에 도망치기 바빴던 나는.
아직은 미숙하더라도 도망치지 않고 책임지려는 모습에 감탄했다. 업체 클라이언트분께도 이런 분은 어디 가서 든 성공할 거란 칭찬도 받았다 ^^;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해 제 몫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어제 콘텐츠는 이슈 거리가 되어 마케터가 넘어야 할 산을 작게 남아 넘었다.
나는 이제 19개의 산이 남았다.
목표를 다시 한번 설정하게 되었고 초 AI 시대에서도 어린 동생들과 경쟁하여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초개인화 시대에 사람들과 살아가며, 점차 성숙해지는 나의 모습이 조금은 기대가 된다.
물론, 일은 개 많을 것이다. 아마 ㅈㄴ 힘들어하겠지; 그래도 성숙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끊임없이 열정을 태워버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