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레이드 러너 후기
재밌는 영화, 화려한 영화, 음악이 좋은 영화, 떡밥이 많아서 수수께끼 같은 영화, 숨은 비밀들을 찾아내는 영화? 많은 사람들에게는 자신만의 좋은 영화 기준이란 것이 존재할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영화의 기준은 "영화를 감상한 후 얼마나 이 영화에 빠져들었는가?"가 내 기준이라 할 수 있다. 영화의 여운을 지속해서 느끼고 싶어 Ost를 반복해서 듣는다든지 다시 재관람을 몇 번이고 한다든지 하는 영화들이 내겐 인생영화들이었고, 서재 속 다시 꺼내 보고 싶은 과거의 내 일기장처럼 계속 뒤적거려보고 싶었다.
그런 인생영화들 중 하나가 바로 블레이드 러너였다. 영화 평점을 남기는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내가 가장 소개하고 싶었던 영화이자 가장 감명 깊게 보았고, 지금까지도 수십 번은 돌려본 그런 영화였다. 하지만 처음에 본 이 영화는 내게 썩 좋은 영화로 기억되지는 못했다.
학창 시절 17살이었던 나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영화관에서 커다란 화면으로 블레이드 러너를 감상하게 되었다.
첫 장면부터 반젤리스의 오묘한 음악과 함께 타이렐의 눈이 나오고 도시의 전경이 나오는 순간 마음속으로 경탄을 하며 흥미에 가득 찬 눈으로 도시를 감상했다. 이미 많은 SF영화들과 화려한 CG가 눈에 익은 나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처음부터 검은색 화면에 나오는 줄거리와 배경 설명으로 충족되지 않은 영화에 대한 이해도 때문인지 어두운 화면과 하늘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배경 때문인지 그저 지루하기만 한 영화였다. 영화를 감상한 후 이미 n회차 관람을 한 아버지의 신랄한 설명은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다름 아닌 넷플릭스에서 이 영화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영화의 첫 장면의 오묘했던 느낌에 이끌려 다시 영화를 감상하게 되었다.(블레이드 러너는 넷플릭스 6월 종료 예정작이다)
다시 본 영화는 엄청났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본 영화는 어리둥절했지만 다시 본 영화는 한 프레임 프레임에 정보량이 엄청났고,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간과하지 못했던 나는 머리를 세게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영화에 대한 영상을 찾아보았고, 심지어는 블레이드 러너에 대한 제작기와 정보들을 담고 있는 폴 M 섀먼 저자인 '퓨쳐 누아르'라는 책까지 사서 8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꼼꼼히 읽어보았다.
당시 블레이드 러너는 1982년에 개봉되어 수많은 관객들과 평론가들의 질타를 받으며 망작으로 확정되는 듯했지만 비디오테이프가 나오던 90년대 당시 다시 이 영화를 찾는 관객들이 생기면서 비디오테이프로 재관람한 관객들의 수가 당시 저조했던 흥행성적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다시 재조명받게 되었다.
그렇게 블레이드 러너에 대한 성원과 관심이 이어져 리들리 스콧은 블레이들 러너 원본을 다시 제작한 감독판, 그리고 확장판까지 만들게 되면서 블레이드 러너는 다시 한번 그 명성을 재입증했다.
당시 최고의 배우들과 감독 그리고 흥미로운 소재로 블레이드 러너는 할리우드의 세간의 화제였다고 한다.
스타워즈와 인디아나 존스로 최고의 주가를 달리는 해리슨 포드와 에이리언으로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던 리들리 스콧 감독 그리고 스타워즈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로 우주 SF 장르에 대한 관심도와 기대가 최고치를 달하고 있을 1982년에 개봉하였지만 그해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또 다른 우주 영화 E.T에게 허망하게 밀리면서 리들리와 제작사는 좌절의 쓴 맛을 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지금은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우주 SF영화 2위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사랑받고 있지만 당시엔 E.T의 인기가 너무 막강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다시 이 영화를 보게 되고 열광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 이야기를 3편으로 나누어 풀어보려 한다. 블레이드 러너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하루 종일 이야기해도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고 깊다.
그중 많은 평론가들이 블레이드 러너에 대한 지나친 해석과 심오한 단어들로 질책을 받은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말이다. 다음 이야기에선 블레이드 러너의 세계관과 숨은 비밀들에 대해 말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