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완벽한 가족이 되는 법 리뷰
장르: 코미디, 드라마
국가: 캐나다
감독: 리카르도 트로지
주연: 루이 모리세트
평점: 5.6점( IMDB 기준)
줄거리
완벽한 가족이 되기를 꿈꾸는 뒤부아는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다 잘하는 큰 딸을 내세워 완벽한 가족이라 자부한다. 하지만 모든 걸 알고 있지 못했던 아빠는 큰 딸의 아픈 면을 보지 못했고, 곪은 살이 터져버려 삐뚤어져버린 큰 딸과 아버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캐나다의 코미디 가족 영화이다.
이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영화의 줄거리 밑에는 엉뚱, 기발, 코미디라는 단어들이 적혀있어 내심 베케이션 같은 병맛 가족 코미디 영화를 기대했다.
병맛 영화만의 재미를 기대하고 영화를 재생하게 되었지만 내 기대와는 전혀 다른 영화가 나왔다. 영화는 생각보다 많이 진지했다. 코미디라는 단어가 붙기 무색할 수준으로 다큐멘터리처럼 진행되는 영화에 병맛 코미디에 가득 찬 내 두 눈을 물로 빡빡 씻고 다시 감상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완벽하길 바랬고, 그리고 모든 것이 완벽했다고 자부했던 아버지는 자신의 자랑인 큰 딸은 학교에서 잘못된 길로 가고 있었고, 자신의 직장 후배는 선배 말을 듣지 않은 채 자신의 어깨에 바람만 불어넣어 자존감만 높고 다루기 어렵다.
정작 그런 아빠도 재혼을 했을뿐더러 자신의 처자식도 제어하지 못하는 완벽하지 못한 아빠였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따라와 주지 않는 이들이 미웠고, 답답하기만 하다. 답답한 그와 바락바락 대드는 큰 딸을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그렇다 이 영화는 블랙 코미디였던 것이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부녀 사이가 엄청 많다. 대한민국의 거의 대부분의 딸을 둔 아버지들이라면 공감할 것 같은 내용이다. 물론 술이나 마약 같은 자극적인 소재들은 배제하겠지만 말이다.
자녀를 옳은 길로만 인도하고 좋은 것만 보고 듣게 하려는 아버지와 하고 싶은 대로 자유분방하게 살고 싶은 딸의 의견 충돌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하지 않은가?
경험을 토대로 우리는 지구 반대편의 가족들도 똑같이 부녀 갈등이 있고 가족 간의 불화가 있는 것을 보며 자신의 가족을 영화와 자신의 사이에 세워두고 비교해보면 나도 모르게 공감의 웃음이 나온다.
공감되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영화의 오프닝 장면만 하더라도 학부모들이 학교 간담회에 모여 학교의 문제점이나 아이들 간의 불화에 대해 선생을 두고 청문회처럼 질문을 쏟아붓는 장면은 우리나라와 똑 닮았다.
뿐만 아니라 자식들에게 밝은 미래를 선물해주기 위해 열심히 일하면서도 자식을 철저히 부모의 관할 아래 관리하는 모습은 전 세계 어느 가정이나 유사하기에 이런 갈등들이 발생하는 것은 영화나 우리 가족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렇듯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참 사람 사는 게 다 똑같구나." 하는 것이었다.
영화는 담담하면서도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려 노력하고 있다. 유머를 최대한 배제하고 아버지의 관점에서 가족들을 바라보며 아빠의 심정에 몰입하게 된다.
직장 후배와 그의 아버지인 직장 상사의 에피소드로 뒤부아 가족의 축소판 이야기를 바라보는 듯한 시퀀스는 흥미로웠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절정의 부분과 결말 부분이 조금은 마지막 10분에 몰려있어 앞의 1시간 20분가량의 분량을 발단과 전개과정으로만 이끌다 보니 분위기도 처지고 조금은 지루한 면이 있어 아쉽다는 평을 남기고 싶다.
딸의 비딱선이 조금 더 일찍 밝혀지고 아빠와 딸의 갈등이 더 심하게 빨리 이루어지고 일련의 사건들이나 둘의 대화 장면들을 통해서 갈등 해소를 입안에서 사탕을 녹이듯이 천천히 해주면서 딸과 아빠의 정신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가부장적이고 억압적인 아버지와 자유롭고 싶은 딸이 있는 가정이라면 누구든지 공감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공감 가는 스토리에 템포가 약간은 처지지만 그만큼 담백하면서도 진지하게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하는 가족 코미디 영화 '완벽한 가족이 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