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과 닮은 음식

by 선셋진

양파 껍질을 까보고 칼로 양파를 썰어본 적이 한번쯤이라도 있다면 알 것이다.


양파라는 존재가 나의 눈을 시리고 맵게 만들며 눈물이 찔끔 날 수 있게 만드는 어마무시한 파급력이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 맵디 매운 매서운 양파도 불에 볶거나 삶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숨이 죽거나 부드럽고 여문 식품으로 재탄생한다.

오늘은 이러한 양파의 특징에 걸맞게 나와 어떤 점이 닮았는지 조금이나마 묘사해보려고 한다.


양파는 까면 깔수록 새하얗고 꼿꼿한 속살이 나온다. 그리고 까면 깔수록 속살 안의 맵고 아린 속성도 가지고 있어서 재료를 다듬는 사람의 눈에 눈물이 고이도록 하기 일쑤다. 까면 깔수록 더 생기 있고 단단한 새 속살을 가진 양파의 특징은 내면이 단단한 나와 비슷한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은 무언가 하고 싶은게 생기거나 해야 겠다 한 번 마음을 먹으면 의지 굳건하게 나와의 싸움을 시작한다.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내가 이걸 잘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계획을 세워서 실행할 지, 남들의 시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의 만족감을 채우는 깊고 단단한 내면은 앞서 설명한 양파의 속살과 같은 양상을 보이는 것 같다. 이럴 때는 아삭아삭 씹히고 매운 맛을 자랑하는 생 양파에 가깝다.


하지만 양파는 이러한 매운 면에 반하여 부드럽고 유한 성질도 가지고 있다.


양파 볶음을 만들기 위해서 생 양파에 기름을 두르고 센 불을 통하여 단 시간에 볶아주는데 볶다 보면 새 하얗던 양파의 색깔이 어느 순간 투명한 색깔을 자랑하고 매운 냄새가 사라지고 약간의 단 맛까지 풍긴다. 이러한 면은 내가 무언가 열정적으로 하다가 잠시 지쳤을 때,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하는 나의 모습과 닮았다고 할 수 있다. 항상 100을 향해 달려갈 수는 없지만 100이 되기 위하여 노력하다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은 나머지 방전이 되면 쉼터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달려가야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양파도 생 양파로만 남아서 매운 맛만 고집하기 보다는 볶아주어 양파 볶음이 되기도 하고 삶아주어 양파 스튜로 만들어지기도 하여 기름에 스며들어 유하게 쉬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양파는 주변 마트에서나 요리할 때 항상 흔하게 보이는 재료이지만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서 무궁무진한 음식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나는 어떻게 보면 평범해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속이 강인하고 단단한 외유내강의 기질을 가진 양파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keyword
이전 08화먹고 또 먹어도 질리지 않을 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