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상형을 음식으로 표현한다면

by 선셋진

매일 아침 나는 커피를 마신다. 차디찬 바깥 공기로 인해 몸이 바짝 얼어버릴 것만 같은 한 겨울에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푹 찌는 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는 잇속까지 단단하게 얼어버릴 것만 같은 얼음 동동 띄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한 모금 들이키며 오늘 하루도 파이팅 해보자, 하루의 시작은 역시 커피지라고 맘 속으로 외치며 아침을 맞이한다.

커피를 들이키기 위해 마시는 입구에 입을 가져다 대고 스멀스멀 올라오는 원두의 향을 맡는다.

그리고 입구로 흘러나오는 고소하며 쌉싸름한 커피 한 모금을 입 안에 넣는다. 입 안으로 들어간 커피를 꿀꺽 넘기면 뱃속 안 까지 퍼지는 구수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업무를 할 때면 항상 책상 왼쪽 모서리에 자리잡고 있는 나의 커피, 커피가 없다면 나의 하루는 많이 허전할 것 같다. 아침에 아쉽게도 커피를 못 마신다면 점심 배부르게 먹고 꾸벅꾸벅 졸릴 때쯤 다시 한 번 생각이 난다.


커피로 긴 하루를 위한 수혈을 하려는 것일까, 업무를 더 열심히 잘 하기 위한 열정 부스터를 섭취하려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커피향을 온전히 즐기기 위하여 커피를 마시는 것일까 선택지는 다양하지만 최종적으로 도출되는 결과 하나는 커피는 계속 생각나고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다는 것이다.

커피는 어느 옷을 입어도 다양하게 변신이 가능하다.


에스프레소 원액에 컵 안을 꽉 채울 만큼의 찰랑거리는 물을 넣는다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아메리카노가 되고, 원액에 눈 송이처럼 뽀얗고 부드러운 목 넘김이 느껴지는 새하얀 우유를 넣는다면 카페 라떼가 된다. 또한 그 날 따라 크게 들이쉬는 들숨만큼 향을 코 끝까지 깊게 느끼고 싶을 때는 헤이즐넛 시럽을 넣어 특별한 커피를 만들기도 하고, 커피 원두 그 자체의 씁쓸함에 집중하고 싶다면 에스프레소 자체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이외에도 무궁무진한 커피의 세계가 있지만 평소에 입던 옷도 새 옷처럼 새로운 맛을 선물할 수도 있으며, 처음 입는 옷도 원래 꼭 맞던 옷처럼 좋은 맛과 향을 낼 수 있다.

또한 그 날 기분에 따라 커피를 선택해서 마시기도 한다. 고단하고 세상 만사에 예민함과 불만이라는 감정이 온 몸을 지배할 때면 세상 달콤한 초콜릿이 녹아 있는 카페 모카 주세요를 시전하기도 하며 내가 늘 먹던 맛과 향 말고 모험심 가득 찬 눈으로 색다른 취향을 새기고 싶다면 과감하게 아인슈페너, 아포가토를 외치기도 한다. 반대로 선택한 커피가 나의 기분을 좌우하기도 한다. 바리스타가 원액을 추출 할 때의 시간이 오래 걸려 탄 맛이 난다 거나, 우유 거품이 적절한 온도에서 스팀 되지 않았을 때, 생각한 것 보다 향이 풍부하게 느껴지지 않을 때와 같은 기대한 맛이 나지 않았을 때 기분이 상할 수 있다. 친구 따라 그저 들어온 카페인데 커피 맛이 좋다던지, 커피에 어느 누구보다 열정과 정성이 가득함이 느껴질 때, 카푸치노에 그려진 예쁜 그림에 베시시 웃고 있는 나의 모습과 같은 것은 커피 덕분에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이처럼 나의 이상형은 커피와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매일 아침에 생각나는 커피와 같이 매번 자연스럽게 생각나고 일상에서 힘이 되는 사람이자, 단일하고 안정화된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다양한 면을 매력적으로 흡수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기분과 커피는 떨어질 수 없는 사이처럼 감정 표현이 메마르지 않고 풍부하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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