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몸의 어떤 부분이 먼저 반응했는가?
다리가 먼저 나간다.
박자에 맞춰
한 발씩.
쿵, 쿵—착.
숨이 한 박자 늦게 따라온다.
오른 다리가 오른쪽 앞으로,
왼 다리가 왼쪽 앞으로.
번갈아 땅을 딛는다.
다리가 앞으로 뻗으면
어깨가 뒤따른다.
기울어진 어깨를 따라
몸도 그쪽으로 흘렀다.
몸이 완전히 기운 뒤에야
남아 있던 왼 다리가 마지막으로 따라온다.
방금 도착한 왼 다리가
곧바로 오른쪽을 향해
다시 출발한다.
왼 다리,
어깨,
몸.
몸의 각 부분이
조금 더 매끈하게
자기 차례에 맞춰 움직인다.
한 걸음, 두 걸음.
서두르지 않고
앞이 아닌 옆으로 흘러간다.
앞을 향해 곧게 난 길에서
처음으로 옆을 향해 발을 내딛는다.
매일 지나던 길에
발이 한 번도 닿지 않던
여백이 남아 있다.
펼쳐진 길 위에
멈춰 섰던 몸에서
새로운 속도가 일었다.
비틀거림은 곧
박자가 되고,
리듬이 되었다.
처음 겪는 느린 속도에도
몸은 금세 맞춰졌다.
이 걸음이 몸에 스며들자
팔이 자연스레 뻗어
규칙도 방향도 없이
허공을 가볍게 가로질렀다.
어느 순간,
몸의 중심이 사라진다.
땅을 딛고 있는데도
무게가 느껴지지 않고,
팔과 다리는
나를 앞지른다.
움직임만이 이 공간에 남아
공기처럼 스며든다.
2025.11.18.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