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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해서안 먹는다. 미역국

차별받은 기억

by 이지은

나는 태어나서 딱 한번 밥그릇을 엎어봤다. (밥상 아님 주의)


그 날은 엄마, 나, 남동생 이렇게 셋이 미역국에 밥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엄마가 본인 국의 고기를 남동생에게만 주는 것이 아닌가?


두 번째 젓가락질도 남동생에게 갔다.

세 번째 젓가락질도 남동생에게 갔다.


아무리 기다려도 내 차례는 오지 않았다.


밥 먹는데 눈물이 났다.

음식 가지고 치사하게 이러는 엄마도 밉고

이런 일에 찌질하게 밥상머리에서 눈물을 훔치는 나도 싫었다.


그 날 밥그릇도 뒤집어엎고

나도 뒤지게 혼났다.


인간적으로 정말 음식 가지고 차별하면 안되는거다.

이런 건 정말 개한테도 하면 안 된다.

요즘 개들은 이러면 물어버릴걸?

나도 콱 물어버릴걸 그랬나?!


하지만 어쩌랴.

나는 그저 사랑을 받고 싶은 어린아이였던 것을..

모든 아이는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은 연약한 존재인 것을..

짝사랑이 이래서 무섭다.


엄마는 아들을 좋아했다.

지금도 아마 그럴 거다.

그리고 나는 엄마를 짝사랑했다.


엄마는 나를 낳고 3년간 우울증에 시달렸다.

자 그럼 여기서 문제.

나와 남동생은 몇 년 터울일까?

그렇다. 3년이다!

아들을 낳고서야 엄마는 기운을 차릴 수 있었던것이다.


냉장고에는 늘 남동생 사진만 붙어있었다.

엄마는 녀석이 조인성을 닮았다며 예뻐했다.

(우리 인성이 오빠를 욕보이지마!!)


녀석이 조인성이면 나는 송혜교다!

췟..


언제 끝나나 이 삼각관계?


끝낸다. 끝낸다. 해도

엄마가 남동생을 챙기는 것이 아직도 울화가 치미는 것을 보면 아직도 내가 짝사랑 중이구나 싶다.

지긋지긋하다 이놈의 짝사랑.


진짜 끝내야겠다. 끝! 끝! 정말 끝!!!!





이지은의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written_by_leeji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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