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그제도 퇴사하고 싶었으나
이 나이에 어디 가서 다시 취업을 할 수 있을지
다시 취업한들 이 월급을 받을 수 있을지
이 월급을 받은들 스트레스받지 않고 다닐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 그냥 다니고 있다.
경제적 자유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아이들 학원비는 늘어만 가고
아직 대출도 한참 남아 있고...
재테크라도 잘해보려고 주식책을 열심히 읽어봐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이도 저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내 자신이 답답해서
걷기앱이라도 달성해 보기로 결심했다.
짝꿍은 10원 모은다고 옆에서 웃었지만
(짝꿍 : "티끌 모아봐야 티끌이야~")
내 노력으로 모을 수 있는 1원, 2원이 소중했다.
한 달 두 달 모으다 보니 어느새 2만 원이 모였다.
(나 : "티끌 모으면 티끌 뭉치야~")
운 좋게 미션이라도 달성하면 커피 쿠폰도 받을 수 있었다.
그 쿠폰으로 음료 한 잔씩 들고
아이와 산책하면
내 돈 주고 사 먹을 때보다 기분이 훨~씬 좋았다.
땅을 파면 1원도 안 나오는데
걷다 보면
1원 2원이 생겨서 좋다.
걷다 보면
심란한 마음이 진정돼서 좋다.
걷다 보면
생각할 시간이 생겨서 좋다.
걷다 보면
귀찮음을 극복하고 밖으로 나온 내가 기특해져서 좋다.
걷다 보면
하늘이 맑아서 좋다.
걷다 보면
이렇게 걸을 수 있는 것도 복이구나 싶어서 좋다.
오늘도
꾸준히 걷는 나를 칭찬한다.
1원 2원 모으는 나를 칭찬한다.
나를 되돌아보는 나를 칭찬한다.
대책 없이 회사를 그만두지 않은 나를 칭찬한다.
오늘도 수고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