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토에 서서 산하를 바라보다 제21화)
꽃과 나무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봄에 피는 꽃 중에서 매화는 추운 겨울울 이겨내고 봄이 옴을 알리는 꽃이라 좋아한다. 이 좋아함이 아주 옛날에는 필요함이란 역할로 사람들과 함께 했다.
인류는 숲에서 오래간 살았는데 이때 나무 위에 집을 짓고 나무 열매를 먹으며 살았다. 이후 들판으로 삶터를 옮겼으나 꽃과 나무 그리고 열매는 여전히 필요한 음식과 약물을 제공하는 원천이었다.
이렇게 꽃과 나무는 사람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런 관계로 이들은 삶터 주변에 이름을 심었는데 수많은 식물 중에서 어떤 꽃과 나무가 이름을 남겼을까?
중국인의 생활에 큰 영향을 끼쳐 지명에 이름을 심은 꽃과 나무로 목단 계수나무 매화 오동 녹나무 버드나무 대나무 좁쌀 여지 복숭아 등을 들 수 있다. 물론 다른 식물도 있다.
이들을 보면 식용 약용 및 관상용으로 이용되었고 어떤 경우는 정신수양을 함께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 꽃과 나무가 삶터 주변에 심은 지명을 보면 다음과 같다.
목단은 뿌리와 껍질을 약용으로 꽃은 관상용으로 사용하였는데 관련 지명은 산동성 하택시 목단구 강서성 연화현 호남성 장사시 부용구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계수나무는 목재 활용이 큰 나무로 관련 있는 지명으로 광서지역의 계림시를 들 수 있다. 진시황이 이 지역의 계수나무 숲을 보고 계림군 설치하였다.
매화의 경우 절개를 상징하여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였으며 당나라 시기 문인들의 사랑을 받아 더욱더 눈길을 끌었다. 수나라를 창업한 문제가 호북성에 황매현을 설치하였으며 송나리는 광동과 강서의 경계지역에 있는 매화 숲을 보고 이곳의 고개 이름을 대유령에서 매령으로 행정지명인 경주를 매주로 바꿨다.
소나무 오동나무 녹나무 버드나무도 지명에 자주 보인다. 소나무의 경우 전국적으로 이름이 분포하는데 주로 나타나는 이름은 송계 송판 송북등이다.
강서성의 옛 호칭은 예장인데 그 뜻은 큰 녹나무라는 의미이다. 강서성 장수시는 중국 한약 재료의 잡산지로 이곳에서는 한약에서 녹나무를 사용하지 않으면 약의 효과? 가 없어진다고 여겼다 한다.
오동나무는 약용 목재로 이용되었다. 이 나무가 들어있는 지명으로 동향 동성 등을 들 수 있다. 버드나무의 경우 유림 유주 이름이 있는 지명의 경우 이 나무와 관련이 있다고 보면 된다. 이 나무는 주로 약용과 관상용으로 이용되었다.
대나무의 경우 죽산 이름이 많은데 호북성 죽산현은 경내 죽계하에서 유래한다. 모두 대나무와 관련 있는 지명이다. 사천성의 면죽은 면수 양안의 청죽에서 이름을 얻었으며 대죽현은 경내에 대죽 생산이 유명하여 기리 된 것이다.
곡물과 과일의 경우도 지명에 연관된 이름이 나온다. 좁쌀의 경우 밥 짓는데 이용되었고 구황식물로도 역할을 하였다. 지명으로 섬서성 미지현은 미지수가 있고 좁쌀 심기에 알맞아 이렇게 불렸다.
하북성 조강현은 대추가 무성하게 성장하여 이름을 얻었는데 서한 경제 시기에부터 그렇게 불렸다. 복건성은 기후가 온난하고 물길이 발달하여 당나라 시기부터 여지로 유명하였으며 2002년 여성현을 설치한다.
어떤 지명은 식물과 관계가 크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호북성의 선도는 복숭이아를 뜻하는 글자가 있으나 복숭아와 직접 관계는 없다. 선도의 옛 이름은 면양이었는데, 이자성이 면양에서 기병하려 할 때 명나라 조정에서 이를 방비하고자 면양에 선진초소를 설치하여 많은 병력을 두고 선도현이라 하였다.
왜 선도라 했는가? 한강과 면단강이 이곳에서 합류하여 복숭아 모양의 삼각주를 만드는데 삼각 끝 지점에서 강물이 나뉘고 그래서 청도초라 하다가 후에 이름을 순화하여 선도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반도의 경우도 산이 전 국토의 약 70%로 예부터 산의 꽃과 나무에 기대어 생활을 이어왔다. 이름을 남긴 꽃과 나무를 중국의 경우와 비교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모란의 경우 성남의 모란역을 들 수 있는데 평양의 모란봉에서 이름을 빌려와 사용한 것이다. 매화의 경우 시흥의 매화동등 여기저기 연관된 지명이 많다.
소나무의 경우 한반도 산림의 대표 나무로 전국적으로 450개 이상의 지명이 보이는데 청도군 청송을 대표로 들 수 있다. 오동나무의 경우 딸을 낳으면 혼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이 나무를 심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연관 있는 지명으로 여수 오동도를 들 수 있다.
대나무의 경우 전국 곳곳에 죽림 죽동 죽전등의 이름을 가진 마을이 있다. 복숭아를 뜻하는 지명도 인천시 도화동 많은 곳에서 보인다.
식물과 관련이 있는 지명을 세세히 연구하여 이들이 지명에 심겨있는 유래와 내용을 살펴보면 이들은 인류사회의 발전과 진보에 목격자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지명 속에 심긴 식물을 이해하는 일은 옛사람들의 생활문화사를 더 깊게 일 수 있게 하는 비밀의 문이기도 하다.
또한 이들을 지도에 표기하면 인간의 삶과 식물의 관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생활문화지도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꽃과 나무가 남긴 이름은 우리에게 과거의 삶의 모습을 흥미롭게 들려주는 열쇠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