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진화 관계와 닮은 꼴 지명
1. 신라와 당(唐)의 공진화(共進化)
성덕왕의 노력으로 신라와 당나라는 전쟁 대상에서 공존 관계로 바뀌었다, 신라는 당나라의 우수한 문물을 받아들이고 당나라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관리. 신라와 당(唐)의 공진화(共進化)
성덕왕의 노력으로 신라와 당나라는 전쟁 대상에서 공존 관계로 바뀌었다, 신라는 당나라의 우수한 문물을 받아들이고 당나라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관리를 위해 신라를 이 지역의 패자로 인정하고 이용하였다. 당시 동북아시아에 신라, 발해 일본, 유구 등 국가가 있었다.
공진화란 서로 도우며 발전을 도모하는 win win 관계가 아니라 상대를 제압하려고 살피다가 약점이 보이면 공격하고 상대는 방어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강해지는 효과를 얻는 관계이다. 외형으로는 평화로우나 내부를 살펴보면 치열한 생존게임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피식자는 포식자에게 잡혀 먹히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탐색과 도망 기술을 발전•유전시키면서 생존해가다 보니 이전보다 더욱 강해져 포식자와 살얼음 같은 공존을 이뤄가는 현상과 유사하다.
신라는 당나라에 먹히지 않기 위해 분투하였는데 이런 관계가 오래간 지속되면서 국력이 강화되고 문화가 발전하여 이제는 당나라도 신라를 어찌하지 못하고 인정하고 함께 지내야 하는 상황으로 변화되었다.
2. 당나라를 어떻게 이해하여야 하나
당나라는 현재 미국처럼 세계화와 국제화 정도가 매우 높은 제국이었다. 당나라는 중국의 여 통일왕조와는 다르게 유목족과 한족의 융합으로 이뤄진 나라였다. 그래서 높은 개방성과 활력이 넘치는 나라였으며 왕실의 핏줄도 유목족에 가까웠다.
삼국시대를 통일한 진(晋) 나라가 약 50년 유지되다 북방 유목족의 침략으로 망하게 되고 진나라 구성원들은 중원 이남으로 도망갔다. 그래서 중원지역은 북쪽, 서쪽, 동북쪽의 이민족이 대거 남하하여 서로 다투는 전쟁터로 변했다. 남쪽 지역에도 원주민과 이주해 온 한족의 대결로 중원지역처럼 매우 힘든 삶터였다.
이러한 전쟁과 삶이 약 400년간 함께 하였다. 삶의 방식과 사고체계가 많이 다른 민족들이 장기간 싸우면서 서로의 모순과 갈등을 겪으며 생존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상대를 인정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당시 수도인 장안 인구의 약 30%가 외국인이고 이들의 머니파워가 수도와 바닷가 경제를 주름잡았다. 물론 여기에는 신라인의 활약도 대단하였다. 이러한 대혼란기를 딛고 성립한 국가가 당나라였다.
3. 세계화에 발맞춤과 닮은 꼴 지명 환경
신라와 당나라의 공진화 관계가 오래간 지속되면서 신라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에서 당의 제도와 문물을 적극 도입했다. 이 시기 신라와 경쟁 관계에 있던 발해와 숙위제도를 비교해 보자. 당이 숙위제도(외국인이 당 황제 주변에서 근무)를 택하게 된 이유는 주변 나라에게 문화를 전파하고 그들을 견제하려는 목적이었다.
발해의 숙위 파견은 당나라의 요청에서 비롯되었으며 숙위자는 왕족이 많이 참여하였다. 신라의 경우 신라가 먼저 요청하였으며 숙위에 참여한 계층도 진골뿐만 아니라 6두품도 많았다. 즉 신라의 필요에 의거 시작되었고 비왕족 출신이 많이 참여하였다.
이들은 신라와 당나라의 관계를 공고화하고 발전을 촉진하였으며 당나라 조정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당나라의 문화•예의 제도를 배웠다. 또한 과거시험을 통해 당나라 관계에 진출하였다.
신라는 이들을 활용하여 정권을 안정화하고 정치•경제• 문화 방면에서 교류의 중개자로 이용하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신라는 당나라 중심의 세계무대에서 동북아의 패자로 우뚝 서게 되었다
또한 영토와 인구수가 3배 이상 증가하여 신라 지배층은 크게 넓어진 영토와 백성 특히 멸망한 나라의 왕족과 귀족을 효과적으로 배치하고 통제할 필요가 커졌다. 그래서 지방을 편제하고 관리할 책임자 임명이 중요사항으로 대두되는데 임명장에는 임명권자와 지역의 지명을 표기하였다.
왜냐하면 지역사회 주류층과 백성들에게 중앙 조정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나타내는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가 지명이었다. 그리하다 보니 지명이 통일화•체계화•세계화 관점에서 개명이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