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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띵선생 Aug 18. 2024

헉. 헉.. 헉....

마라톤 풀코스 완주 도전기 31

2시간을 달렸다... 아니, 걸었다.. 그러다 또 달렸다.. 

무더위와 여름 햇살 아래에서, 나의 페이스를 지키지 못하고, 소위 말하는 걷뛰를 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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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꼭 2시간을 달리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 내가 아는 최적을 코스인 한강으로 달리기 위해 아침 7시부터 홍제천을 시작으로 한강대교를 돌아 서강대교로 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연세대학교 교정에서 몸을 풀고, 홍제천 쪽으로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도로 옆을 달려야 하므로 사실 워밍업 시간이다. 드디어 홍제천을 접어들면서 페이스 조절을 시작했다. 1km당 5분 30초 내외로 맞췄다. 


처음 2~3km는 문제없이 달렸다. 한강으로 접어들면서 바람도 불어주었고, 해가 뜨기는 했지만 강변의 높을 빌딩과 나무들이 아침의 낮은 햇살을 가려주었다. 곁을 지나가는 러닝크루들의 모습을 보면 새로운 힘도 생기는 것 같아 좋았다. 


하지만, 어느 지점(정확히 기억할 수 없다..)에서 여름의 한 중간에서 나 혼자도 달리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뚝 떨어지는 햇살 아래, 나 혼자 달리고 있는 것이다. 몸이 갑자기 무거워지고, 페이스를 조절할 수 없었다. 그렇게 1~2km를 달리는 동안 속도는 1km당 6분 30~7분으로 떨어졌다. 계속 힘이 빠지는 상황에서 페이스까지 떨어지니 달리기 위한 의욕도 사라져 갔다. 


하지만, 이제 고작 반(10km)을 달렸을 뿐이다. 

'오늘은 꼭 2시간을 달릴 거야!'하고 나온 결심이 흔들리는 순간이다.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약 1km 간격으로 음수대가 있었다. 지금까지는 못 본 척 지나쳤지만 이제는 꼭 챙겨서 입을 헹구고, 목을 적셨다. 속도를 줄이고 2시간을 버틸 수 있는 페이스로 조절했다. 어떻게든, 달렸다. 하지만, 더위가 조금 엄습할 즈음에 이르자 몸이 더 버티지 못했다. 

'더위 때문인가? 더 준비를 했어야 했나?'


이제 마지막 선택을 해야 했다. 

'걷자'


반환점인 한강대교 북단을 돌았기 때문에 어떻게든지 종착지로 가야만 한다. 걷고 뛰는 것은 나의 의지와 선택에 달려있었다. 나름대로 배수의 진을 치고 달리고 있었다. 


녹아버린 얼음주머니 같은 몸을 이끌고 조금 걸어보았다. 100~200m 정도를 걸으니 또 달릴 만했다. 뛰었다. 1km 정도를 뛰는데 무언가가 목을 타고 터져 나올 것 같은 고통이 다가왔다. 또 걸었다..


이 과정을 반복해서 결국, 종착지인 서강대교 북단에 이르렀다. 

20km, 2시간 달리기(그리고 걷기)를 마쳤다. 너무도 오랜만에, 너무도 힘들게..

<처음 걸을 때부터는 측정을 중단>


코스를 벗어나 돌아가는 동안 이온음료수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때려 마셨다. 그래도 몸이 쉽사리 회복되지 않았다. 결국 아이싱을 하고 초콜릿 등으로 당충전을 마친 후에야 정신이 돌아왔다. 


이렇게 하프마라톤 준비를 했지만, 10월 말로 성큼 다가온 풀코스 도전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아직 30km도 달리지 못했고, 20km도 이렇게 간신히 채우고 있으니...


인터벌을 비롯해서 몇 가지 훈련법을 해보고 있다. 아침마다 근력을 단련하기 위한 노력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래도 갈 길이 멀다. 


가자. 해보자. 그 방법밖에는 없지 않나?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마라톤 #마라톤풀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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