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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시야 서새이 Apr 14. 2024

 신발을 신어봐요.  

"바깥놀이 갈 시간이에요." "신발 들고 1층 내려가서 현관에서 신발 신어요." 신발을 들고  2층 복도에 앉아 신발을 신는 아이가 있어 "신발은 1층 현관에서 신어요." "신발 들어요." 한쪽 신었던 신발을 벗어 손에 들고 2층 계단 집결지 앞에 선다. 


2층 계단에서 1층으로 내려오려면 절차가 필요하다. 

그건 신발을 왼손에 두 짝을 다 쥐고 오른손은 계단 난간을 잡고 한 줄로 서서 차례로 내려와야 한다. 4월 중순이 되어가는 지금 차츰 질서가 잡히고 신발을 쥐고 오른손으로 난간을 잡고 내려온다. 그중에 꼭 양손에 신발을 하나씩 끼여 장갑처럼 쓰고 있는 영아가 있다. "신발을 손에서 빼서 왼손에 쥐어요." 알려주자 손에서 신발을 빼서 오른손에 쥐었다 왼손으로 옮겨 쥔다. 


교사는 알려줬지만 영아들은 시행착오를 반복함으로 통해 배우고 터득한다.  계단 내려오면서  "신발 들고 착착착 내려옵니다. " 딱 한 소절 문장을 무한 반복으로 리듬을 넣어 부른다. 계단 다 내려올 때까지 말이다.  1층 현관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현관에서 신발을 신자고 했더니 어떤 아이는 신발을 금방 신고 어떤 아이는 신발을 신으려고 하지 않고 매일 보는 현관. 관심사가 어찌나 많은지 보고 또 보는 아이. 특별히 새롭게 꾸며 놓은 것 없어도 보고 싶은 당신이다. 


신발을 신자고 교사가 불러도 묵묵부답이다. 교사가 도움을 주려고 해도 신발에 관심 없다. '어쩌면 좋아' 신발을 신고 다니는 것은 당연한데 신발을 신으려고 하지 않으니.....   다른 아이들은 기다리고 교사도 갈등이 생긴다. '얼른 신겨주고 함께 나가 놀까?' '전체를 위해 가장 현명한 선택인가?' 생각이 들어 신발을 신겨 주려다 말고  스쳐 지나가는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 '너 정말 그 아이를 위한 길이야. ' '내가 아이의 경험을 못하도록 막는 것이 아냐?'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순간은 신발을 신겨주고 바깥놀이를 하는 것이 가장 빠른 선택이지만 계속 신발을 신겨 줄 수는 없지 않을까? 그것도 4살 (만 2세) 아이에게 말이다. 

 

마음을 다잡고 "신발을 잡고 발을 넣어봐요.""발을 넣고 뒤꿈치를 넣으려면 발을 앞으로 쏙 넣어야 해"라고 옆에서 말로 도움을 줬다. 


좋은 교사가 되려고 안감힘을 쓰지는 않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본다.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우리 아이가 필요하지 않은 것까지 챙겨 준 적은 없는지.  

뭔가를 해 주고  '그래 나 괜찮은 교사야.'라고 자부하며 살고 있는지  

보호하기 위해 우리 아이가 경험해야 할 소중한 것들을 놓치게 한 적은 없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딸 어릴 때 연필을 깎는다는데 "엄마가 도와줄게" 도와주고 심지어는 연필 깎기를 사 주었다. 그 결과 우리 딸은 칼 사용을 잘 못하여 사과를 깎으면 사과가 점점 작아진다. 그 이유는 내가 하려고 할 때 대신 해 줘서 그렇다. 


처음 하는 것은 서툴고 어렵고 때로는 실패가 전제가 된다. 그런 경험이 쌓여 내공이 생기고 그걸 할 수 있게 된다.  신발 신는 것, 수저 사용하는 법, 옷 입는 것, 등 일상에서 해야 하는 많은 것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작은 경험 하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되는 거다. "나도 뭔가를 해 보니 된다." 그 느낌 말이다. 


좋은 교사가 되라고 노력하기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는 교사가 되어야겠다. 다른 말로는 기다려주는 교사, 

해 보자고 응원하는 교사, 

말로 토닥이며 알려주는 교사  

때로는 못 본 척하며 인내하는 교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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