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읽는 법을 알아봅시다!
강약을 주면서요!

영어의 발음법, 권11

by CCCV 츠스쿠

※ 창언창안의 영어 발음 단막극에서는 영국식 발음 (잉글랜드 남부 발음)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이유는 권1의 2부 2악장을 참고해 주세요.

※ 창언창안의 영어 발음 단막극에서 사용하는 발음 표기법은 권5의 간주곡을 참고해 주세요.

간주곡

저번 장에서 말씀드린 대로, 이번 장에서는 영어의 강세 규칙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랍니다! 강세나 성조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한국어(현대 수도권 방언)에 비해, 영어에서는 강세가 어디에 오는지, 강세를 어떻게 발음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답니다.


강세는 얼마나 중요한지, 주위의 자음과 모음을 죄다 바꿔버린답니다! 그러니 영어의 모음과 자음을 다시 복습해볼까요?


모음

단모음: [ɪ] ≈ [ㅣ], [ɛ] ≈ [ㅔ], [a] ≈ [ㅏ], [ɵ] ≈ [ㅜ], [ə] ≈ [ㅓ], [ɔ] ≈ [ㅗ]

장모음: [ɑː] ≈ [ㅏː], [əː] ≈ [ㅓː], [oː] ≈ [ㅗː], [ɪː~ɪə] ≈ [ㅣː], [ɛː~ɛə] ≈ [ㅔː]

j계열 복모음: [ɪj] ≈ [ㅣj], [ɛj] ≈ [ㅔj], [ɑj] ≈ [ㅏj], [oj] ≈ [ㅗj]

w계열 복모음: [ɑw] ≈ [ㅏw], [ʉw] ≈ [ㅜw], [əw] ≈ [ㅓw]


자음

비음: [m] ≈ ㅁ, [n] ≈ ㄴ, [ŋ] ≈ ㅇ

접근음: [l] ≈ ㄹ, [j], [w], [r]

마찰음: [s] ≈ ㅅ, [h] ≈ ㅎ, [f], [v], [θ], [ð], [z], [ʃ], [ʒ]

파열/찰음: [p] ≈ ㅍ/ㅃ, [b] ≈ ㅂ, [t] ≈ ㅌ/ㄸ, [d] ≈ ㄷ, [t͡ʃ] ≈ ㅊ, [d͡ʒ] ≈ ㅈ, [k] ≈ ㅋ/ㄲ, [g] ≈ ㄱ


12부: 강한 기세로

1악장 ― 정의

강세란 뭘까요? 한자 뜻을 해석해 보면 강強한 기세勢라는 뜻입니다. 강세라는 뜻으로 익숙한 영어 단어 악센트accent는 라틴어 악키노accinō {노래하다}에서 유래했고요. 하지만 언어학에서는 강세라는 용어로 보통 스트레스stress를 사용한답니다. 악센트는 {말투, 억양}이라는 뜻도 있기 때문이죠.


어쨌든, 강세는 언어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실현된답니다. 한국어나 일본어처럼 소리의 높고 낮음으로 실현되는 언어가 있는가 하면, 스페인어처럼 소리의 길고 짧음으로 실현되는 언어가 있죠. 그리고 영어처럼 소리의 크고 작음으로 실현되는 언어가 있죠. 이러한 강세를 각각 고저 강세, 장단 강세, 강약 강세라고 한답니다.


그러나 영어 강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소리의 크기가 아닌, 모음의 실현 방식인데요, 이건 조금 있다가 다루고, 영어 강세의 역사부터 봅시다!


2악장 ― 줄다리기

8장에서 봤던 영어의 역사가 기억나시나요? 영어는 원래 단어의 맨 앞에 강세가 놓이는 언어였습니다. 다른 게르만(독일어)계 언어들처럼요! 지금도 독일어는 일부 규칙을 제외하면 언제나 단어 맨 앞에 강세가 놓이죠.

그러나 로망스(라틴어)계 언어는 정반대입니다. 라틴어부터가 끝에서부터 2/3번째 모음에 강세를 놓았기 때문에, 로망스계 언어는 전부 단어의 끝 쪽에 강세가 있답니다.


라틴어가 서서히 변화하며 단어의 뒤가 잘려나가자 강세도 단어 끝에 점점 가까워져서, 스페인어의 경우 뒤에서 1/2번째 모음에 강세가 놓이고, 단어를 무자비하게 잘라낸 프랑스어의 경우 언제나 단어 맨 뒤에 강세가 온답니다.


그러면 게르만계 언어를 기반으로 하고 그 위에 고대 프랑스어를 훌러덩 덮은 언어인 영어는 어떨까요? 네, 맞아요. 강세가 지맘대로 놓인답니다.


그리고 지맘대로 놓인다는 건 뭘까요? 네, 강세로만 구분이 되는 단어들이 생긴다는 겁니다. 강세가 의미 구분에 있어 중요해진다는 것이죠. 이러한 강세를 음운적 강세라고 한답니다. 한국어가 [ㅁ] 소리와 [ㅂ] 소리를 구분하기 때문에 [물]과 [불]이 다른 단어인 것과 마찬가지로, 영어에서도 다른 게 다 똑같아도 강세의 위치가 달라지면 다른 단어가 되는 것이랍니다.


그래도, 유래한 단어에 따라 강세의 위치가 정해진다면, 단어의 유래만 알기만 하면 강세의 위치를 대충 짐작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안타깝게도 전혀 아니랍니다. 영어는 아무리 로망스계의 물이 들었어도 그 근본이 게르만계에 있기 때문에 강세가 맨 앞에 놓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죠. 이러한 영어의 성향 때문에 영어는 아주 특이한 규칙을 하나 개발했는데, 바로 강세의 위치를 바꾸는 것으로 동사를 명사로 바꾸는 규칙이랍니다!


주제선율 「두음강세파생 명사」

두음강세파생 명사initial-stress-derived noun는 두음강세 파생initial-stress derivation으로 만들어진 명사를 말한답니다! 농담은 제쳐 두고, 이걸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은 일단 예시와 맞닥뜨리는 거니, 예문부터 보시죠!

They insult us.
{그들이 우리를 모욕했다.} (동사)
[ㅣㄴ'ㅅㅓㄹㅌ] [ɪn'səlt]

That was an insult.
{그건 모욕이었다.} (명사)
['ㅣㄴㅅㅓㄹㅌ] ['ɪnsəlt]

아, 어깻점/프라임〈'〉은 강세를 나타내는 표시랍니다. 강세가 있는 지점부터, 다음 음절까지 강세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죠. 그러나 우리는 아직 영어 음절을 깊게 파고든 적이 없기 때문에, 〈'〉 뒤에 오는 첫 번째 모음에 강세가 놓인다고 생각하시면 된답니다! 앞으로 음절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모음으로 바꿔 읽으시면 되고요.


자, 그러면 이 insult라는 단어에서는 동사가 명사로 쓰이며 강세가 두 번째 음절에서 첫 번째 음절로 옮겨 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건 한국어에서 "얼(다) -> 얼음"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과 똑같답니다. 단지 새로운 소리가 추가된 것이 아닌, 강세의 위치를 바꿔 새 명사를 만든 것이죠.


왜 이런 규칙이 있냐고요?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영어는 본래 강세가 맨 앞에 놓이는 언어이기 때문이죠. 여기서부터는 상상의 영역이지만, 그래도 이해에는 편하니 이렇게 설명드리겠습니다.


고대 프랑스어에서 들어온 강세가 맨 뒤에 있는 단어를 두고, 영어는 강세를 맨 앞으로 옮기고 싶어했답니다. 그러나 외래어는 다른 단어에 비해 훨씬 보수적이죠. 원래 형태를 잘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영어는 무자비하게 들어온 고대 프랑스어의 외래어를 건들지 못했답니다.


그러나 이때 들어온 고대 프랑스어 외래어는 대개 동사였답니다. 그러나 이 동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명사나 관형사는 더 이상 외래어의 보수성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강세의 위치가 변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한 번 이런 방식이 생겨나자, 영어 화자들은 유추analogy를 사용해 게르만계 단어에도 이 규칙을 적용하기 시작했답니다. 그래서 단어의 유래를 불문하고 이 방식의 명사 파생이 퍼지게 된 것이랍니다.


이 이야기는 증명할 수 없고, 예외도 많지만, 외우기에는 이야기가 있는 편이 더 편하죠. 어쨌든, 이렇듯 강세는 단어의 의미 구분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답니다. 그러면 이렇게 생겨난 강세는 정확히 어떤 모습일까요?


3악장 ― 실현

{선물하다} present: [ㅍrㅣ'zㅔㄴㅌ] [prɪ'zɛnt]
{선물} present: ['ㅍrㅔzㅓㄴㅌ] ['prɛzənt]

원래 이 단어를 적힌 대로만 발음한다면 [ㅍrㅔzㅔㄴㅌ] [prɛzɛnt]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콩글리시에서는 이걸 반영한 "프레젠트"라고 읽죠. 그러나 위의 예시를 보면 강세가 놓인 모음은 자신의 소리를 유지하지만, 강세가 없는 모음은 약해져 자신의 소리를 잃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대개 영어에서 약해진 모음은 [ə]으로 바뀐답니다. 10장에서도 다뤘었죠. 그러나 꼭 이 소리로 변하는 것은 아니고 주위 상황이나 원래 소리에 따라 다양한 소리가 난답니다. 당장 이 예시에서도 [ɪ]이 쓰이죠. 보통은 이 두 소리 중 하나로, 그것도 대부분 [ə]으로 바뀐답니다.


이렇듯 영어 강세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강세가 없는 모든 모음을 약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강세가 있는 모음만이 자신의 소리를 유지한다고 하는 것이 맞겠죠. 그러나 이 규칙에도 한 가지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증가하다} increase: [ㅣㄴ'ㅋrㅣjㅅ] [ɪn'krɪjs]
{증가} increase: ['ㅣㅇㅋrㅣjㅅ] ['ɪŋkrɪjs]

{기록하다} record: [rㅣ'ㅋㅗːㄷ] [rɪ'koːd]
{기록} record: ['rㅔㅋㅗːㄷ] ['rɛkoːd]

보이시듯이, 표기에 따라 정해진 긴 모음(복모음)과 장모음은 강세가 사라져도 자신의 소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a〉이니 긴 e 소리, 즉 [ɪj]소리가 나고, 〈or〉이니 장모음이 되어 [ㅗː] 소리가 나는 것이죠. 아무리 강세가 중요하다고 해서 표기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이랍니다.


그러나 강세의 강력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강세가 위치를 조금만 바꾸기만 해도 단어 전체의 발음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photography [fə'tɔgrəfɪj]
{사진술} [fㅓ'ㅌㅗㄱrㅓfㅣj]

photographer [fə'tɔgrəfə]
{사진가} [fㅓ'ㅌㅗㄱrㅓfㅓ]

photograph ['fəwtəgrɑːf]
{사진} ['fㅓwㅌㅓㄱfㅏːf]

photographic ['fəwtə'grafɪk]
{사진의} ['fㅓwㅌㅓ'ㄱrㅏfㅣㅋ]

첫 번째 단어를 봅시다. 강세 없이, 즉 콩글리시적으로 읽으면 [fəwtɔgrafɪj] "포토그라피" 정도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강세가 두 번째 음절에 놓였기 때문에 강세가 없는 모든 모음이 약해진 것을 볼 수 있죠. 물론, 영어에서는 [ɪ]으로 끝날 수 없기 때문에 끝에 [j]이 더해져 복모음 [ɪj]이 된 것은 약해지지 않았습니다. 이건 훨씬 중요한 영어의 규칙이니까요.


다음 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마지막 모음이 영어에서 인정하는 [ə]이니 강세가 없는 모든 모음이 약한 모음이네요.


세 번째 단어에서는 강세의 위치가 움직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바뀐 게 있네요? 끝의 [a]이 긴 [ɑː]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건 특수한 예외(15장 9부 2악장 참고)고, 사실 [a]이 되는 것이 맞습니다. 왜 [ə]이 아니냐고요? 왜냐면 강세에서 멀어졌기 때문이죠. 강세에서 멀어지면 자신의 소리를 어느 정도 되찾을 수 있답니다.


마지막 단어를 봅시다. 강세가 두 개네요! 이렇듯 긴 단어에서는 강세가 여러 개 있을 수 있답니다. 중요도에 따라 1차, 2차, 3차 등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우리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죠. 어쨌든, 강세가 두 개지만 서로 붙어 있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건 강세끼리 붙지 않으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죠.


정말, 영어치고는 일관적인 규칙이네요!


간주곡

그런데 왜 약해지지도 않은 graphic의 a가 왜 긴 a인 [ɛj]처럼 소리나지 않는 거죠? 왜냐하면 원형에는 graph라서 받침이 있고, 그래서 짧은 a 소리가 났기 때문에 변형된 graphic에서도 짧은 a 소리가 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뒤에 어떤 접미사(단어 뒤에 붙는 쪼가리들)가 붙든 원래 모음을 변형시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16장 10부 3악장에서 본 것과 비슷하게 말이죠. 이렇듯, 접미사는 자음이든 모음이든 원래 소리를 변형시키지 않습니다.


라고 할 줄 아셨나요? 영어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언어일 리가 없죠. 바로 반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신성함} divine: [ㄷㅣ'vㅏjㄴ] [dɪ'vɑjn]
{신성} divinity: [ㄷㅣ'vㅣㄴㅓㅌㅣj] [dɪ'vɪnətɪj]

아니, 도대체 얘는 왜 뭐가 부족해서 소리가 바뀐 것이죠? 강세가 사라진 것도 아냐, 받침이 생긴 것도 아냐, 뭐가 문제일까요? 이런 예외를 다뤄보고 싶지만 벌써 이번 장이 이렇게나 길어졌네요! 저번 장에서 뒤로 미뤄둔 예외가 있었죠? 다음 장에서 한 번에 다뤄 봅시다!

일요일 연재
이전 10화영어를 읽는 법을 알아봅시다! 울려지는 소리부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