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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딸, 너는 나의 희망 아니고,

믿을 구석도 아니고,

by 다시

그저 나의 사랑이란다.


딸이 10개월이 다 되어간다. 철딱서니 없는 엄마는 이제야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가 눈에 밟힌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간다.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하루하루 시간이 쌓여가다가 드디어 그 임계점에 도달했던 것 같다. 둘째가 빨리 생긴 만큼 첫째에게 미안해서일까? 아니면 아기가 점점 더 "맘, 마" 라던지 "엄, 마" 라던지 "아브바" 라던지 말이 늘어가서 일까? 부엌에 못 들어오게 하면 속상해서 울어서일까? 귤 한쪽을 쥐고 암 냠냠 먹어서일까? 너무너무 귀엽고, 예쁘다. 자는 아기의 얼굴을 보면서 황홀하다는 말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물론 지금 이 감정이 영원하지 않겠지만... 나중을 생각하면서 미리 걱정하고 싶지 않다. 그냥 지금을 충분히 즐기고 싶다.

딸에게 최대한 매일 말해주려고 하는 게 하나 있다. 너는 세상에 하나뿐이고, 그래서 너무나 소중하다고. 혹시나 네가 하나 더 생긴다고 하더라도(?) 내가 낳은 너는 너 하나이기 때문에, 하나밖에 없는 거고 그래서 너무너무 소중하다고. 다른 사람이 뭐라고 생각하고 너를 대하든 엄마가 너를 생각하는 마음은 그렇고,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도 말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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