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로 말하는 조직의 진짜 차이
여러 회사를 다녀봤고,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도 다양한 팀을 경험했다.
성과라는 걸 직접 체감할 수 있었고,
매출, 거래액, 영업이익 같은 수치를 통해 "잘 되는 회사"와 "잘 안 되는 회사"의 차이를 나름 정리해볼 수 있었다.
아래는 그 경험에서 느낀 것들이다.
“VC에서 좋아하는 대표는 직원들이 싫어하고,
직원들이 좋아하는 대표는 VC에서 싫어한다.”
이 말, 과장 같지만 꽤 맞는 말이다.
착한 대표, 좋은 대표가 곧잘되는 기업을 만든다고 믿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비영리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이 이 글을 읽고 있을 확률은 1%도 안 될 거다.
대부분은 이윤을 추구하는 곳에 몸담고 있을 거고,
그 조직이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떤 리더십을 가져야 하는지도 실무에서 느꼈을 것이다.
회사란 결국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좋은 사람”이 꼭 “좋은 대표”인 건 아니다.
오히려 나는, 인성이 그렇게 좋다고 말하기 어려운 대표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걸 많이 봤다.
물론 인성이 나쁜 것도 아닌데, “착한 척”하는 위선적인 대표보다 훨씬 나았다.
수평적 문화를 강조하며 회의를 2시간씩 끌고 가는 대표보다,
"커피 사와" 한 마디 던지고 30분 만에 결정권자끼리 회의 끝내는 대표가
더 빠르게 방향을 정하고 실행해 성과를 낸다.
“사람 좋은데 왜 회사가 이 모양이야?”
라는 생각이 드는 회사들이 실제로 꽤 많다.
이건 정말 사소한 것에서 갈린다.
하지만 그 사소한 차이가 결국 전체 퍼포먼스를 바꾼다.
슬랙에서 스레드로 대화하느냐, 그냥 막 이어서 쓰느냐
공개 채널에서 ㅋㅋ, ㅎㅎ 같은 분위기를 자주 풍기느냐
DM을 많이 쓰느냐, 아니면 공개 채널 중심으로 소통하느냐
이런 디테일이 결국 문화의 기본값을 만든다.
잘 되는 팀은 커뮤니케이션이 명확하다.
스레드를 잘 쓰고, 기록을 남기고, 공개 채널 중심으로 일한다.
분위기를 잡는 선에서 농담은 있지만, ‘일하는 공간’이란 기조는 흐트러지지 않는다.
반대로 잘 안 되는 팀은 대화가 산만하다.
업무 내용이 DM에 묻히고, 결정이 공유되지 않고, 피드백이 반복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왜 그거 안 됐지?”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조직은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총합이다.
정리된 소통, 빠른 결정, 기록되는 협업이 쌓일수록 팀은 단단해진다.
유연근무제, 자율출퇴근제.
말은 좋다. 실제로 잘만 운영하면 모두에게 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제도를 누가 어떻게 쓰느냐다.
특히 중간관리자 이상, 리더들이
정해진 출근시간보다 자주 늦고, 지각을 반복한다면
그건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리더들이 출근 시간에 느슨하면 팀도 점점 헤이해진다.
자율과 무책임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늦게 출근하는 사람들이
“늦게까지 일했으니까 괜찮다”는 식의 논리를 만들어내고,
그들끼리의 암묵적인 유대감이 생기고,
결국 야근하는 사람이 일을 더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이는 문화가 만들어진다.
성과 중심이 아닌 시간 중심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하면
결국 ‘제일 오래 남아있는 사람’이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처럼 보이게 된다.
정작 그 시간 동안 무슨 성과를 냈는지는 아무도 안 묻는다.
자율출퇴근이 문제인 게 아니라
그걸 어떻게 운영하고 어떤 분위기를 만드는지가 핵심이다.
피드백도 마찬가지다.
잘 안 되는 팀은 피드백이 "좋아요~", "수고하셨어요~"에서 끝난다.
감정적으로는 부드럽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무 성장이 없다.
잘 되는 팀은 구체적이고 빠른 피드백을 준다.
불편하더라도 해야 할 말을 하고,
칭찬도 정확히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를 짚어준다.
개인의 개선점도 숨기지 않고 말한다.
기분 좋은 말이 ‘좋은 피드백’은 아니다.
피드백은 상대를 성장하게 만들 수 있을 때 가치가 있다.
성과 중심의 팀은 피드백도 성장을 위한 도구로 본다.
마무리하며
회사가 잘 되는 이유는 운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어떻게 일하느냐"에서 갈린다.
겉으로 보이는 팀 문화, 조직의 슬로건, 착한 말들보다
내부의 디테일이 성과에 직결된다.
대표의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습관, 출퇴근 태도, 피드백 방식.
이런 것들이 모여서 결국 ‘잘 되는 회사’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