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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Aug 11. 2021

초등학교 1학년 입학날 풍경

내성적 혹은 외향적 성향의 차이

3월 2일 입학식날, 엄마 아빠 손잡고 처음 교실로 온 새내기들

호기심 가득한 불안과 어리둥절은 잠시잠깐, 10분도 안되어 정체가 드러납니다. 


교실 뒤편에서 의젓하고 대견하게 바라보는 엄마아빠의 자녀는 주로 내성적 성향을 지녔습니다. 

얌전하고 차분하게 앉아 선생님과 친구들을 탐색하는 아이지요.

물과 햇빛만 충분하면 무럭무럭 스스로 잘 자랄 식물성의 꿈나무들입니다.


그에 비해 교실 뒤편에서 안절부절 불안한 엄마 아빠가 보이는군요.

'제발 오늘 만이라도 좀 얌전히 있어줄래?' 하는 눈빛으로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다른 부모님은 이미 교실환경과 같은 반 친구들이 누구인지 스캔하고 있는 동안에도 그럴 여유가 없어보입니다.


괜찮습니다. 교사는 이미 비슷비슷한 아이들을 숱하게 만나봤으므로 입학식날 분위기만으로 1년의 학급경영 계획이 세워집니다. 어떻게 짝꿍을 맺어주고 어떤 방법으로 지도해야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머릿속에서는 거대한 그림이 그려집니다. 아이들 모두의 개성이 잘 어우러져 행복하고 즐거운 1년을 만들어야할 책임은 교사에게 있으니까요.


아이들의 기본적 성향은 타고납니다. 성장하면서 희석되기도 하고 변화하기도하죠. 

산만하고 움직임이 많고 집중력이 약한 외향적 성향이 많은 아이들은 또 그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습니다.

호기심이 많고, 도전성이 강하고, 순간 집중력은 또 남다르거든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기만 잘 부여하면 학급 분위기를 역동적으로 이끌어낼 꿈나무들입니다.


드디어 입학식을 할 차례입니다. 

의젓하게 서 있는 아이들 반, 건들건들 딴짓하는 아이들 반, 그 와중에도 싸우는 아이가 있네요.

입학식이 길어질수록 바르게 서 있는 아이는 점점 줄어듭니다.

나중에는 꿋꿋하게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아이에게 눈길이 갑니다.  

처음에는 외향적 성향이 많은 아이가 눈에 띄었다면 나중에는 내성적 성향이 많은 아이가 눈길을 사로잡지요.  

어떤 성향이 좋다 나쁘다 할 수 없습니다. 아이는 아이다워야하는데 너무 잘 참거나 표현하는데 주저하면 안타깝기도 하거든요.


아이들은 모두 기적입니다. 태어난 것도 기적, 걷고 말하고 입학식까지 성장한 모든 과정이 소중하고 귀하죠. 앞으로 만들어갈 기적은 또 얼마나 놀라울까요?



수박꽃 

             

박미영

              

초록 탯줄에 매달린

노란 수박꽃     


아무도 모를 거야.

네가 그리 큰 놈이 될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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