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속삭임
비가 내리는 서대전 네거리,
젖은 아스팔트 위로
두 개의 그림자만 남아,
우리의 발걸음은 한없이 스러지고,
그 순간,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너의 손끝이 내 피부를 스쳤을 때,
그 따스함이 비처럼 흩어져,
한없이 깊어진 그 밤을 기억한다.
그 온기는 아직도 내 안에 남아,
뜨겁고, 차갑게 교차한다.
눈이 마주친 순간,
우리의 숨결은 가까워지고,
그 흔적이 공기 속에 잔잔히 퍼져
서로를 감싸 안는다.
비 오는 그날,
너와 나의 마음은 함께 피어났고,
서로의 흔적 속에 묻혀버린다.
사라지지 않는 듯,
너의 온기가 나를 감싸고,
그 추억은 길게 뻗어
내 마음을 잠식해 간다.
그 후로,
서대전 네거리는 비를 맞고,
나는 그곳에서 너의 이름을 조용히 불러본다.
이젠 그 이름이
비의 소리처럼,
내 속에 들려온다.
시간은 지나,
빗방울도 잦아들고
거리엔 햇살이 스며들지만,
서대전네거리의 공기 속엔
너와 나의 기억이 여전히 머물러 있다.
그리움처럼,
비와 함께 가라앉은
너의 이름을 나는 오늘도 불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