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몸은 종합병원이었다
아내에게는 고질병이 있다.
습관처럼 남은, 직업병이다.
아침 5시 30분, 알람 소리 전에 눈을 뜬다.
피곤한 눈가에도 말없이 세수를 하고,
머리를 질끈 묶는다.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 모습은
‘먹는다’라기보다 ‘쓸어 담는다’에 가깝다.
“좀 천천히 먹어. 그러다 체하겠다.”
내가 걱정하며 말하면,
아내는 씩 웃으며 답한다.
“일할 땐 시간이 없어. 버릇이 된 거야.”
하루 열 시간을 넘게 서서 일한다.
환자 상태 확인, 약 투약, 링거 체크, 기록지 작성,
응급 호출, 보호자 응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바쁘게 움직인다.
퇴근길, 붓고 저린 다리를
베개 위에 올리고 잠자리에 드는데도
몸은 쉬지 않는다.
하지정맥류와 방광염이 늘 따라온다.
“참을 만해.”
그 말속엔 ‘참는 게 일상’인 직업의 현실이 묻어난다.
“삼 분만 자리를 비워도 안 돼?”
내가 묻지만, 아내는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그 사이 낙상 사고라도 나면 어떡해… 차라리 참는 게 낫지.”
그녀의 하루는 참고 버티는 하루다.
내가 그만두라 말하고 싶었다.
아프지 말고, 아이와 웃으며 살라고.
하지만 아내는 묵묵히 병원으로 향한다.
힘든 하루를 숨기며,
다정한 미소를 머금고.
나는 안다.
그녀의 몸은
누구보다 아픈 종합병원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