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에 남은 주름, 그리고 그녀의 하루
나는 아내 유니폼 다리는 전담 담당자다.
사실,
그 안에는 은근한 ‘자랑거리 만들기’라는
야심이 숨어 있다.
유니폼을 꺼내 다림질판에 올려놓으면,
나는 이미 긴 한숨을 준비한다.
“휴, 이거 다리려면
팔뚝이 두 배는 튼튼해져야겠다…”
열심히 하는 척,
힘주는 척 연기부터 시작한다.
아내는 늘 시큰둥하다.
“요즘 누가 유니폼 다려 입어?
그냥 빨래 잘 말려서 입으면 되지.”
그러면서도 입가엔 미묘한 미소가 번진다.
그 미소를 볼 때마다 나는 속으로 생각한다.
‘아, 이거면 됐다.
내가 다렸다는 걸
남들한테 자랑해야 하는데.’
솔직히 내 다림질 실력은 썩 좋지는 않다.
유니폼을 몇 번 쓱쓱 훑고는
“됐어! 주름 하나도 없어!”라며 끝내버린다.
아내가 “고마워” 한마디 해주면,
난 너무 행복하다.
그래서 나는 당당히 말한다.
“내가 다린 거 입으면 얼마나 멋진지 몰라.
잘 입고 다녀라, 내 자랑 좀 해주구~~.”
아내가 살짝 웃으며 맞장구친다.
“알겠어, 알겠어.
남편이 다린 유니폼 입고 다니면서
남편 자랑 좀 할께.”
며칠 전,
유니폼 다림질하는 내 모습을 본 아내가 말했다.
“진짜 그렇게까지 다릴 필요 없어.
그냥 입으면 돼.”
나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내가 안 다리면 누가 다려?
그리고 ‘내가 다려준 유니폼’ 입고,
자랑 좀 하라고!”~^^
아내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다림질할 때 잘 좀 다려줘 봐.”
그래서 나는 다림질판 앞에서
‘프로 다리미’ 연기를 시작했다.
“주름 잡히면 안 되지, 이게 프로의 손길이다!”
내 몸을 사리지 않는
다림질 쇼에 아내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 순간, ‘유니폼 다리기’라는 평범한 일이
우리 부부 사이에 소소한 웃음과 행복을
만드는 원동력임을 알았다.
하지만 아내의 하루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퇴근 후에도 집에 돌아와
휴대폰 진동이 울리면,
“또 무슨 일일까…” 하며
얼굴빛이 달라진다.
병원에서의 무거운 일과,
낯선 의학 용어가 섞인 전화 통화,
짧은 한마디 한마디에 담긴 무게를
나는 늘 곁에서 지켜본다.
아내가 힘들 때면, 나도 힘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다림질판 앞에 설 때마다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오늘도 아내가 입는 유니폼,
주름 하나 없이 완벽하게 다려주자.”
내가 다리는 이 작은 옷자락이,
아내가 세상을 지키는
하루의 힘이 되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