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나는 간호사님 남편이다.

쉬는 날, 아내

by 송필경

소파에 누워 유튜브 화면만 멍하니

바라보는 아내를 본다.


그저 뒹굴거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 모습이,

왠지 귀엽고 또, 조금은 안쓰럽기도 하다.


병원의 긴 하루가 무거웠을 텐데,
이 시간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있음을 나는 안다.


“친구들이랑 좀 만나서 놀면 좋지 않을까?”
내가 건넨 말에, 아내는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게 잘 안 돼.
친구들은 주말에 쉬는데,
나는 오히려 그때 일 할수도 있잖아.”


교대근무를 하는 아내의 일정은
주말도, 공휴일도, 쉬는 날도 일정하지 않다.

그래서 친구들과 약속을 잡는 일은 쉽지 않다.

결국,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 모습이 불쌍하면서도, 나는 알 것 같다.

그러다 문득 아내의 손이 눈에 들어왔다.

병원에서 수십 번 씻고 소독한 손이
늘 뻣뻣하고 갈라져 있는 걸.


내가 선물한 반지는
업무 중 위생상 끼지 못해
집에 와서야 조심스레 꺼내서 껴 보곤 한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켠이 저릿하다.

아내는 예쁘게 꾸미고,
부드럽게 손을 관리하고 싶었을 텐데,

그 모든 것이 녹록지 않은

현실에 부딪히고 만다.


지금도 쉬는 날이면,
소파에 늘어진 아내의 모습이
가장 편안한 휴식임을 나는 안다.


그래서 오늘도 말한다.

“괜찮아.
그냥 편하게 쉬어.
네가 웃는 게 제일 좋아.”


아내의 입가에 번지는 작은 미소를 보며,
나는 속으로 다짐한다.

이 지친 하루하루 속에서
아내가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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