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필드 플라이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by 송필경
2.jpg

내야에 뜬 공이 날아오릅니다.
수비수는 공을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떨어뜨릴 수도 있는 순간입니다.
두 명의 주자가 순식간에 아웃되는
기묘한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때 심판의 손이 조용히 올라갑니다.
“인필드 플라이, 타자 아웃입니다.”
공은 아직 땅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심판은 미리 아웃을 선언합니다.


야구는 말합니다.
“승부는 이기기 위한 것이지만,
이기기 위한 모든 수단이 정당한 것은 아니다.”

인필드 플라이는 편법을 막기 위한 규칙입니다.

수비수가 고의로 공을 놓쳐 병살을 노리는
불공정한 이득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경기를 지키기 위해 야구는 그 선을 분명히 그었습니다.
룰을 이용한 이득이 경기의 본질을 해치지 않도록,
스스로 정의를 지켜내는 스포츠로 남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다르지 않습니다.
어떤 이는 규칙의 틈을 파고들고,
또 어떤 이는 조용히 그 상황을 눈감습니다.
정의롭지 않은 방식이 더 빠른 길처럼 보일 때,

인필드 플라이는 우리에게 다시 묻습니다.

"그건 정말 정당한가요?"

정직한 길은 더디고 손해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편법으로 얻은 점수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끝까지 자기 경기를 해낸 사람만이
진짜 박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경기에서든, 인생에서든 마찬가지입니다.
정직하게 던지고, 있는 힘껏 달리고,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
그 자세가 결국 가장 먼 곳까지 갑니다.

포수.jpg



-작가의 생각-

인필드 플라이는 야구에서 가장 철학적인 규칙 중 하나입니다.
눈앞의 이익보다 경기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잡을 수 있는 공을 일부러 놓치지 않도록,
경기의 흐름을 왜곡하지 않도록.
그 한 조항 안에는 스포츠를 향한 존중과,
정직에 대한 믿음이 녹아 있습니다.

삶에도 이런 ‘인필드 플라이’가 필요합니다.

남들이 보지 않아도,
눈에 띄는 보상이 없어도
정직하게 경기를 이어가는 사람.


그 사람은 결국,
세상이 기억할 진짜 선수입니다.